날씨든 기분이든 상황이든 내일 스케쥴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맥주보다 조금 더 강한 것이 땡기는 날이 있다. 하지만 내일 할 것이 없지는 않으므로, 너무 강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는 그 마음. 나에게 주어진 공간이 맥주 한캔보다는 넓고 위스키 한병보다는 좁았으므로 와인 코너에서 계속 서성였다.
스스로에게 가혹하므로 예산은 1천엔 이내. 당연히 평가는 가격과 비례. 한국 와인샵에서 (vivino를 의식해서인지 모르겠으나) 흔하게 찍히던 ratings 4.0은 고사하고 3.5를 찾기도 힘들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산토리 아카다마 와인. 일단 스위트 와인에 박한 vivino 답게 ratings는 2.8로 처참한 수준. 그런데 가격 (580엔 - 직구 사이트에서도 단돈 만천원) 말고도, 몇 가지 눈에 띄는 리뷰들이 있었다.
채OO님: 빡스떼기로 사고싶다.
Andy님: "와인과 다른 것"으로 접근해서 먹는다면 O. 칵테일 베이스로도 제격.
사츠코님: 다른 분들 리뷰를 보고 소다와리로(탄산수를 타서) 먹으니 맛있었다.
COO님: 메이지 시대에 태어난 할머니가 매일 저녁 때 작은 와인잔에 한잔 씩 따라 마시던, 나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인 와인. 일본에서 1907년에 태어난 단맛 와인입니다. 여기서부터 일본의 와인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면서도 너무나 그리운.. 할머니와의 추억에 젖어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다른 COO님: 이름부터 "Sweet Wine"이라고 못박아 두었는데 굳이 "달다"고 혹평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탄산수와의 상성이 좋습니다.
기타 자세한 설명: 산토리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untory.co.jp/wine/original/akadama/index.html
대충 마시기 쉽고, 탄산수에 타 먹으면 그냥저냥 맛있는 술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더구나 역사도 상당한 것 같고, 일본에서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와인인 것 같아서 픽!
(일장기가 떠오르는 빨간 원을 제외하면) 나름 정감가는 디자인. 과연 그냥 먹으니 너무 달았고, 얼음을 타먹으니 조금 나았고, 얼음+탄산수까지 타먹으니 제법 맛있었다("아카다마 펀치"라는 별도 제품도 시판되고 있고, 칵테일 레시피도 있음). 소다와리로 먹으니 어느새 한병 뚝딱. 보기와 다르게 14% / 550ml라서 소주 1병 반 정도 되는데, 너무 취하는 느낌 없이 순식간에 다 먹어서 당황.
재구매의사 있음!! 여기 나온 여러 방법(샹그리아, 진저에일, 레몬 등) 다 시도해 보겠다 캬캭
https://www.suntory.co.jp/wine/original/akadama/dr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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