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10월

from 일상 2024. 10. 26. 23:39

감정은 호르몬의 산물이다.  나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다른 호르몬을 생성하면 된다.  내 감정을 직시하기, 그 감정에 잠겨있고 싶은지 벗어나고 싶은지 생각하기, 벗어나고 싶다면 내가 되고 싶은 상태를 떠올리기, 떠오른 상태를 만들기 위한 어떠한 행위를 하기.  이게 전부다.

편안함에 이르고 싶었다.  스토익하게 일상을 통제했다.  매일 5km 이상 뛰었고, 그것으로 부족해서 PT를 더했다.  혼술을 절대적으로 피했고, 제로콜라로 대체했다(엄청난 양의 콜라를 먹었음).  마침 산뜻해진 가을 날씨의 축복도 있고 하여, (대체로) 평온한 상태까지 무사히 이르렀다.

2024년 10월
9/29(일) 리서치 마감 → 공익사건 부채의식 조금은 덜었다.
10/1(화) 심포지움 원고 1, 2, 3 번역 마감
10/2(수) 지도교수님 미팅, 진행상황 보고
10/14(월) 18:30 고베
10/15(화) 심포지움 원고 4 번역 마감
10/19(토) 11:00 미팅
10/21(월) 笠井ゼミ 발표
10/22(화) 도쿄 출장

10/23(수) 青木ゼミ 발표(1) 
10/25(금) 기획안 마감
10/27(일) 저녁 교수님 환송회
10/31(목) 원고 마감
10/31(목) 리서치(2) 마감

2024년 11월
11/1(금) 도쿄 출장
[11/2(토)~11/4(월) ✈]
11/3(일) 8:30 10km
11/8(금) 山田ゼミ 발표(1)
11/13(수) 青木ゼミ 발표(2)
[11/14(목)~15(금) ✈, 11/15(금) 10:00~13:00 세미나]
11/16(토)~17(일) 심포지움 참석
[11/20(수)~22(금) 전체 휴강]

2024년 12월
12/6(금) 山田ゼミ 발표(2)
12/8(일) 9:15 20km
12/20(금) 山田ゼミ 종강(12/27, 1/10 수업 없음)
12/25(수) 2024년 마지막 수업
[12/26(목)~1/5(일) 전체 휴강]

2025년
1/6(월), 1/20(월) 笠井ゼミ 수업[1/20(월) 종강]
2/16(일) 42.195km
* 青木ゼミ: 10/9(수), 11/6(수) 휴강
2/25(화)~26(수) (??)

일정도 무난하게 소화중.  대부분 재택으로 소화 가능해서 좋다.  충분히 잠을 자고, 조용히 커피 내리고, 낮은 볼륨의 음악을 틀어놓고, 지겨워지면 훌쩍 뛰거나, 헬스장 다녀오거나, 조금 더 활기찬게 필요하면 테니스 치고, 배고프면 내가 먹고 싶은, 먹을 만큼의 음식을 준비해서 먹고(요리가 엄청 늘었다!!), 다시 잠드는 고요한 일상.  단풍이 천천히 물들어가듯 초 단위로 늙어가는 하루 하루가 나름 만족스럽다.  취향을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을 때 애써 하는 무언가"로 정의한다면, 내 취향이 대체로 혼자 충만해 질 수 있는 유형의 것들임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다 매일이 너무 단조로와질까봐, 아무리 과제에 잡무에 치여도 무언가 하나는 기쁘게 떠올리며 잠드는 하루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  집 가까이에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陶板名画の庭을 발견해서 너무 좋았고, 비오는 날 糺の森의 촉촉한 푸름에 치유되었고, 鞍馬 火祭り는 센과 치히로의 마을로 떠난 듯 경이로왔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을 때는 미뤄놨던 영화들을 꺼내 보는데, 몇 장면만 아카이브.

“Because I've realized that no matter where you are or what you're doing, or who you're with, I will always honestly, truly, completely love you.”
볼 때는 제법 몰입해서 봤고, 이 장면에서는 제법 설득당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뭔가 와닿는 장면은 아닌 이유는 뭘까...  이런 류의 로맨스물이 늘 그렇듯, 나중에 봤는지 안봤는지조차 헷갈릴 것 같아서 펜시브 용도로 저장.  남주 여주 비쥬얼 합이랑 영상미는 너무 좋았음.

반대로 별 감흥 없이 봤는데, 계속 생각나는 이 영화.
"처음에는 조각난 영화가 머릿 속에서 붙어지지 않았고, 영화의 메시지가 안 잡혔다.  곰곰이 생각한 후 메시지 하나를 건져 올렸다.  그리고 글을 썼다.  그랬더니 영화가 이어 붙어져 따라 올라왔다.  신기한 경험이다."
"말하지 못한 것 말할 수 없는 것 불쑥 말해버린 것을 감싸 안는 세 번의 포옹"
"차갑게 맴도는 시간 따스히 감싸는 순간"
"영원처럼 안아줘"  

"착할게"ㅋㅋㅋㅋㅋ
"사랑을 절대 안하겠다고 다짐해라.  모든 걸 사랑하지 마라.  그래도 무언가 누군가 사랑하고 있는 널 발견하게 될걸."
"같은 길을 다른 남자와 다시 걷게 되었을 때 느꼈던 죄책감과 가벼운 흥분이 저로 하여금 이 영화를 만들게 했습니다."
"넌 이뻐, 그래서 좋아." / "넌 착해, 그래서 좋아"
"많은 일이 반복되면서 또 어떤 차이를 가지는 이 인생이라는게 뭔지는 끝내 알 수 없겠지만, 제 손으로 두 그림을 붙여 보고 싶었습니다.  배우를 해주신 분들은 최대한 원래 모델이 된 분들과 비슷한 인상의 분들을 선택했습니다.  그 비슷함이란 한계 때문에 제가 보고 싶었던 붙여놓은 그림의 효과를 절감시킬 것 같습니다."
"인생 속 인연의 갈라진 순간들을 동일한 시공간에서 각각 동일하게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우리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때는 사랑한다는 말 뒤에 공허함이 딸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헤어질 것만 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겠지만."

한참 채워놓은 머리 속을 조금 비웠더니 홀가분하다.  푹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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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9월 / 겨울잠

from 일상 2024. 9. 14. 22:31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9월이 정말이지 우당탕탕 흘러가고 있다.

그 와중에 혼자 몸을 갈아서 무사히 이사를 마친 나를 칭찬하며, 가스토에서 늦은 저녁(피자+샐러드+와인) 중.
선뜻 도움을 줄 여러 얼굴들이 떠올랐지만, 가뜩이나 도움 요청하는걸 어려워하는 나인데 나이까지 어린 동생들이라 ㅠㅠ 차마 도와달라 하지 못했다.  이사하는 내내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말을 떠올리며 크게 후회했지만, 또 막상 꾸역꾸역/우당탕탕/바타바타 해내는 건 나의 30대 그 자체 ㅠㅠ

그 사이에 잡다하게 해야 할 일이 너무 쌓여 버렸다.

~9/16(월) 스크립트 확인, 9/18(수) 미팅 이건 정말 나한테 부탁하면 안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심호흡 열 번 하고 수락했다.  상황 다 이해하지만 아닌 것은 아닌 것.  나는 이런 선배가 되지 않을 것임을 굳게 다짐.
~9/18(수) 일본 법제 조사 → 실로 오래간만에 하는 공익 업무.  수 년을 가라로 하고, 급기야 막판엔 마지막 보루까지 무너져서(기부금으로 공익시간 채우기) 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끼던 차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9/20(금) 심포지엄 발제문 번역 → 가급적 18(수)까지 마무리.  내가 생각한 적정한 수준에서 접점이 생긴 것 같아서 기분좋은 스타트! 그나저나 논문 보내달라는 분이 종종 계신데, 다음에는 꼭 더 잘 쓸 것을 다짐해 본다 읽을수록 부끄럽다 ㅠㅠ
~9/22(일) 일시정지 관련 외국 문헌 조사 야마다 교수님이 1:1 면담에서 자그마치 3시간이나 내주시며 모든 개별 논점을 함께 훑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황송하고 감사했다.  함께 토의하면서 본인도 위원회 참석이 더 즐거워졌다고 말씀해 주시는 스윗함까지 ㅠㅠ 이번 생에서 인복은 어딜 가도 패시브로 따라오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고 보답하고 싶음!
~9/23(월) 면담 → 이것도 솔직히 선 넘었지 ㅠㅠ..........................................
~9/30(월) MBE Lecture 끝, 9월 초까지 overachieve하면서 흐름 좋았는데 끊어져서 아쉽.  Contracts랑 Tort는 비교적 수월했고 Criminal Law도 그냥저냥 할만하다고 느낌.  왠지 남은 과목들이 다 헬일 것만 같다.  시험 일정은 remote 응시 가능하면 내년 2월, 불가능하면 내년 7월로 확정
~2학기 일정 관련 교수님 면담 / 재택 연수 관련 N사무소 협의.  조건은 상관없으니 업무량이 적정하길 ㅠㅠ

사실 의도적으로 일을 벌린 부분도 있다.  어떤 방면에서든 결핍이 생기면 나를 채찍질하는 방향으로 해결하는 방법 외에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계속 바쁘게 몰아치면서 특정 감정에 잠길 여유를 주지 않는 것 외에 어떤 수가 있을까.

그러다가 텐가차야까지 소파 전자렌지 받으러 편도 80km를 운전하던 중 흘러나온 노래에 또르르.. 아이유 조각집 앨범 진짜 들을수록 좋다. 

 

때 이른 봄 몇 송이 꺾어다
너의 방 문 앞에 두었어
긴 잠 실컷 자고 나오면
그때쯤엔 예쁘게 피어 있겠다

별 띄운 여름 한 컵 따라다
너의 머리맡에 두었어
금세 다 녹아버릴 텐데
너는 아직 혼자 쉬고 싶은가 봐

너 없이 보는 첫 봄이 여름이
괜히 왜 이렇게 예쁘니
다 가기 전에 널 보여줘야 하는데
음 꼭 봐야 하는데

내게 기대어 조각잠을 자던
그 모습 그대로 잠들었구나
무슨 꿈을 꾸니
깨어나면 이야기해 줄 거지
언제나의 아침처럼 음

빼곡한 가을 한 장 접어다
너의 우체통에 넣었어
가장 좋았던 문장 아래 밑줄 그어
나 만나면 읽어줄래

새하얀 겨울 한 숨 속에다
나의 혼잣말을 담았어
줄곧 잘 참아내다가도
가끔은 철없이 보고 싶어

새삼 차가운 연말의 공기가
뼈 틈 사이사이 시려와
움츠려 있을 너의 그 마른 어깨를
꼭 안아줘야 하는데

내게 기대어 조각잠을 자던
그 모습 그대로 잠들었구나
무슨 꿈을 꾸니
깨어나면 이야기해 줄 거지
언제나의 아침처럼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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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간신히 100km 달리기 성공.
9월은 어제 7km, 오늘 15km로 나름 순조로운 출발(사실 멘탈이 너무 털려서 달리기로 극복 중 ㅠㅠ 심장 아픔ㅠㅠ...)
처음 15km를 뛰었는데, 1시간 40분에 걸쳐 천천히 뛰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숨이 많이 차진 않았다.  대신, 다리(특히 오른발목)가 아팠다.
12월 8일 가메오카 하프마라톤까지는 어떻게 될 것 같은데(2시간~2시간 30분 목표), 풀코스(5시간 목표)는 완주할 수 있을지 솔직히 진짜 모르겠다 ㅠㅠ

지금까지는 아름다운 교토의 밤을 즐기며 마음 내키는 대로 뛰었는데, 조금은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아서..
우선 오늘은 코스 분석부터 시작!
결론은 "업다운이 심하고 기록 내기는 어렵지만, 관광 마라토너에게는 최적인 아름다운 코스"

1. 코스

2. 코스 해설

- 생동감 있는 상세한 설명은 https://bocchi-the-run.com/kyouto-marasonn-ko-susyoukai/ 참조
- 0~5km: 텐션이 높아지는 운동장에서 시작! 초반은 넓은 도로라 어렵지 않음.  松尾大社를 지나 4km 인근 제방 부분(罧原堤)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맞바람이 붐.  아직은 체력을 아껴야 함
- 5~10km: 아라시야마의 아름다운 渡月橋를 지나면 up-down으로 악명 높은 교토마라톤 코스가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  보통은 차도로 쓰이는 嵐山高架橋의 경사가 상당하여 힘듬.  清滝道에서도 계속 오르막.  広沢池의 풍경은 아름다우나 연못을 지난 직후 바로 최대 경사의 오르막이 등장.  무리하지 않고 km당 페이스 30초~1분 정도 늦게 간다고 생각하는게 속 편함
- 10~15km: 교토마라톤 최고 인기 스팟인 仁和寺의 스님 응원이 유명하고, 사진을 찍고 싶은 관광 러너는 왼쪽, 기록에 신경쓰는 러너는 오른쪽 추천.  약간의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되고, 리츠메이칸대학의 치어리더와 하이파이브를 한 후(...), 계속 달림.  13~15km 西大路通도 계속되는 은은한 오르막이라 생각보다 힘듬
- 15~20km: 계속 달리다 보면 仁和寺 다음으로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今宮神社의 응원 대열.  계속 약간의 오르막-내리막이 반복되다가 가모가와 등장, 18km 부근 西賀茂橋을 넘으면 드디어 내리막!
- 20~25km: 北山通는 무난한 큰길이라 하프타임 기록 보고 페이스 조절하기 좋음
- 25-30km: 식물원 안을 달리는데, 길도 좁고 딱딱해서 불편하지만, 마이코 들이 응원해주는 묘미가 있다고 함
- 30-35km: 가모가와 강가를 따라 완만한 내리막.. 이라 편할 것 같지만, 길이 좁고 지면이 딱딱해서 생각보다 힘듬.  교토어소를 지나 교토시청까지 감
- 35-40km: 마지막 고비.  은각사까지 계속 완만한 경사가 계속되어 죽을 맛.  다리 심폐기능 멘탈 모두 박살난다고 함.  은각사 앞에서 턴해야 비로소 내리막길
- 40-42.195km: 교토대학까지 라스트 스퍼트 존.  헤이안진궁에서 겨우겨우 끝 ㅠㅠ

하 벌써 걱정되는데, 초반 아라시야마 인근은 미리 가서 익숙해질 필요도 있겠다고 생각함.
우선 코스 분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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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닐때 만큼 바쁘고 정신없는 7월이었다(다음 주 까지, 다음 달까지, 아니 올해 내내 바쁠지도..).
불지옥 교토에서 분명히 더위를 먹었는데, 더위를 먹은 상태가 new normal이 되니 또 그런가보다 하고 사는 중.

씁......

어제 가메오카 농장 구경 + 학회 참석 + 오래간만에 콘신카이에서 신나서 술 잔뜩 먹고 잠들었다가, 이제야 정신 없는 한 단락이 마무리된 기분.  이쯤 되면 푸드덕푸드덕 우당탕탕은 그냥 내 인생의 키워드인가보다 싶다.

그래도 하나씩 정리 중.  일단 집과 주차장을 구했다.

가라스마선/에이잔전철 더블역세권 + 조용한 주택가 + 남향(거실 채광 중시) + 가까이에 공원/강/산 중 2개가 있을 것 + 1LDK 이상/주차장 합계 10만엔 이하 + 築浅(지은 지 10년 이하)라는 미친 조건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물건을 찾아준 교토라이후 담당자에게 너무나 감사 ㅠㅠ 넘치는 인복이 급기야 일본 공인중개사까지!!

오늘 저녁에 차까지 사면 일단락될 것 같다.  평일 일찍 高野川따라 학교 가서 오후까지 공부하고 저녁에는 내 시간 가지기, 주말에는 차로 교외에 나가서 車中泊하고 캠핑장에서 위스키 한잔 때리면서 별보며 잠들기 로망의 실현이 눈앞에..

공사다망했던 날들의 To-do List를 하나씩 지우고, 복잡했던 머리를 비우고, 엉망이 된 집을 청소하고, 밀린 빨래를 돌리고, 프렌치프레스로 커피 내려먹고, 잠시 쉬었다가 점심 먹을 준비를 해야지.  落ち着き가 필요해서 1960년대 팝을 대충 틀어 놨는데, 오래간만에 흘러나온 Simon & Garfunkel에서 위안을 받는다.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I've come to talk with you again
안녕 나의 오랜 친구 어둠
너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Because a vision softly creeping
Left its seeds while I was sleeping
And the vision that was planted in my brain still remains
within the sound of silence
어떤 광경이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어
잠든 사이에 뿌려져
머릿속 깊게 뿌리내린 그 광경이
침묵 속에서 되살아나

In restless dreams I walked alone
narrow streets of cobblestone
'Neath the halo of a street lamp
I turned my collar to the cold and damp
When my eyes were stabbed by the flash of a neon light that split the night
and touched the sound of silence
불안한 꿈 속에서
난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 아래
좁은 돌길을 홀로 걸었어
차갑고 눅눅한 것들을 피해 옷길을 여밀 즈음
날카롭게 번쩍인 네온 불빛이 내 눈을 찌르고
밤을 가르며 소리의 침묵과 맞닿았어

And in the naked light I saw
Ten thousand people, maybe more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People writing songs that voices never share
and no one dared disturb the sound of silence
적나라한 불빛 속에서 내가 본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진심 없이 흩어져 버리는 말들
귀에 닿지 않은 채 흘러가는 소리
함께 나눌 수 없는 노래
그 누구도 침묵을 깨려 하지 않았어

"Fools" said I,
"You do not know silence like a cancer grows
hear my words that I might teach you
take my arms that I might reach you"
But my words like silent raindrops fell
and echoed in the wells of silence
나는 말했지
참 바보같아
침묵은 암세포처럼 우리를 잠식해 나갈 거야
내가 알려줄테니 내 말을 들어줘
내가 너에게 닿을 수 있도록 내 손을 잡아줘
하지만 내 말은 소리 없는 빗방울처럼 내려 앉아
침묵의 웅덩이에서 메아리칠 뿐이었어

And the people bowed and prayed to the neon god they made
and the sign flashed out its warning in the words that it was forming and the sign said,
"The words of the prophets are written on the subway walls and tenement halls"
and whispered in the sounds of silence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빚어낸 네온빛 우상을 향해 고개숙여 기도했어
번쩍이는 문구가 경고하길,
현자의 말은 지하철 벽이나 아파트 현관에 적혀 있다고
침묵의 소리로 속삭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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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상실 / 집 구하기

from 일상 2024. 7. 13. 08:53

등산을 마치고 쿠라마선 이치하라역에서 집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열차 광고판에 도시샤소학교 광고가 있었는데, 문구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 보다는, 좋은 인간이 되었으면."
(도시샤소학교는 도시샤대학교 입학이 거의 보장되는 명문 사립학교고, 학비가 연간 1천만원이 조금 넘는 것은 잠시 잊자 ㅎㅎ)

반대로 그런 수요층을 상대로 하는 한국 사립학교에서 저런 문구가 가능할까?
참고로 계성초는 "창의, 인성교육에 바탕을 둔 글로벌 인재", 중대부초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글로벌 인재", 경복초는 "미래를 이끌어가는 Only One 글로벌 인재"가 인재상임.  망할 글로벌(어.. Global Reach..?)!! 약간의 인성을 추구하는 계성초를 제외하고 좋은 인간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일본에 와서 슈카 아저씨가 한 말이 바로 내가 한 말이고(결혼해야 되는데 집 안사요? 대형로펌 가면 돈 많이 주는데 왜 교토나 오사카에 있어요? 커리어 때문에 불안하지는 않나요? 이런 명문대 나와서 아깝지는 않고요? 변호사시험 붙고 왜 박사과정 바로 왔어요 사법연수원 갔다가 변호사 찍어 두는게 낫지 않아요?), 슈카 아저씨가 받은 답변이 바로 내가 받은 답변이다(지금 동거중인 집에서 작게 시작하려고요.  저는 교토가 좋은데요.  개인사무소에서만 할 수 있는 일도 있는데요.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로펌 간에 어떤 서열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저는 변호사 업무보다 연구 활동이 좋아서요.).

다르게 말하면 개인의 각기 다른 선호(preference)를 존중하는 분위기.

돌이켜 보면 회사의 업무도 피곤했지만, 한국사회 자체에 많이 지쳤던 것 같다.  (운 좋게도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동료의 소중함, 협업의 즐거움을 느끼고, "실력 없는 변호사는 악에 조력하게 된다"는 가르침을 얻어 열심히 배우고 있지만)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관념, 부동산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주로 "일본은 계층 상승의 욕구 없이 대대손손 사회에서 정해준 칸막이 안에서 쭉 살아가는 마인드라서 가능하다"는 반박이 나오는데, 계층 상승이 도대체 뭔가? 하물며 판검사보다도 로펌 변호사가 선호되는 이 사회에서, 계층은 결국 자산의 규모(특히 부동산 보유 형태/입지)로 구분될 것이다.  사회가 정해준 칸막이는 또 무엇인가? 오히려 천장을 뚫지 않아도, 아득바득 상승지향적 삶을 살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것 아닌가? 나는 오히려 아파트 콘크리트 벽이 사회가 정해준 칸막이 처럼 느껴진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달라질 거라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 냉엄한 현실이지만, 수백번 생각해 봐도 인생의 목표가 상급지 아파트인 삶, 아이에게 부를 물려주는 게 목표인 삶은 살고 싶지가 않다.  내가 하고 나서 뿌듯한 일을 적당한 시간 동안 하고, 적당한 보수를 받아서, 사랑하는 가족과 최대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삶을 추구하는게 너무나 당연한 것 같은데...........????

로펌 이전에 한국에 돌아가는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지만.. 쓸데없는 고민이 들 때 떠오르는 얼굴들이 여럿 있어서 되게 감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유무형의 가치를 추구하는 동료들에게 서로 기대어 가며 여기까지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고마운 마음.    계획대로라면 2025년 말에는 다시 자본주의의 마취제를 여러 통 맞을 예정이므로 괜찮..겠...지???? 하지만 어디까지 더 할 수 있을까.  "삶의 가치를 재단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손이 결정한다."

아침부터 TV조선을 보며 허공에 삿대질을 하는 할배 같은 소리만 하고 있는데, 사실 이사철을 맞이하여 어디서 어떻게 살지(주거와 관련하여 어떠한 가치를 추구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어제 함께 등산을 간 친구들 중 비슷한 가치(그놈의 가치!!)를 추구하는 분이 추천해준 사이트에서 가슴이 뛰었다...

 

 

ROOM MARKET-ルームマーケット-

「住」の常識をかえてみませんか? PICK UP新着賃貸物件 そこに住み、生活し、 過ごす「時間」が 我々の商品です。

roommarket.jp

"주거의 상식을 바꾸어 보지 않겠습니까? 그곳에 살고, 생활하며, 보내는 "시간"이 우리의 상품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편히 쉬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집.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채워지는 시간.  매일 돌아올 때 마다 마음을 새로이하는 시간이 기다리는 집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Room Market이 추구하는 것은 80%의 완성도.  여백을 남겨두고, 마무리는 살아갈 사람에게 맡기려 합니다."
"춘하추동 색색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경칩, 곡우, 백로, 상강.. 예전에는 사계절을 24절기, 72후로 나누어 몇 일 단위로 옮겨지는 계절을 아로새겼습니다.  일상에서, 계절의 그라디에이션을 느낄 수 있는 집에서의 생활을 제공하려 합니다."
"건물에 새겨지는 역사는 무형자산이라 할 만한 것.  Room Market은 부동산 계약 시의 중요사항설명서에 기재되지 않은 건물의 유래도 전하려 합니다."

 

 

ROOM MARKET-ルームマーケッ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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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죠지 6.6만엔에 이런 공간이..? 한발짝 늦은 나, 피눈물만 흘려 본다.

 

ROOM MARKET-ルームマーケット-

所在地 上京区|一番町(上七軒の南側) 交 通 JR山陰線円町駅・徒歩12分 賃 料 5万円 共益費 なし 礼 金 2ヶ月 敷 金 1ヶ月 契約期間 2年間(定期借家契約) 更新料 - 再契約料 1ヶ

roommarket.jp

이런 집 완전 좋은데(생활권이 나랑 다르지만 않았어도 ㅠㅠ) 야칭 5만엔이라니 당혹스럽다.  여러 사이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룸마켓 무한 새로고침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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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마라톤으로 열렸던 2022년 교토 마라톤의 홈페이지에, 교토의 추천 달리기 코스 12선이 올라와 있다.  오늘은 그 중 집과 가장 가까운 오하라~데마치야나기 코스(중 집까지)를 뛰어 보았음.

https://2022.kyoto-marathon.com/v-okoshiyasu/event/course/10/

 

おんらいん京都マラソン2022 バーチャルおこしやす広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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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측 지도상으로는 이런 느낌.  편도 13km X 2 = 왕복 26km로 안내되어 있는데,
나는 도심 구간인 데마치야나기 ~ 슈가쿠인을 짤라먹고, 슈가쿠인에서 오하라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25분, 400엔) 다운힐로 뛰는 개꿀 코스를 택했다.

오하라는 교토의 히든스팟인데 정말 힐링 그 자체인 고즈넉한 시골이다.
도심에서도 버스로 3~40분 정도로 접근 가능함.  청수사/금각사/후시미이나리에서 복작이며 영혼이 털리고 있는 오버투어리즘의 주역들을 볼 때마다 "그거 아니야!! 오하라 산젠인에 가!!"라고 외치고 싶지만.. 제법 외지고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지역이기도 해서 막상 주변에 추천해본 경험은 없음.

오하라 지도. 오늘 뛴 길은 가운데 오하라 버스정거장에서 출발하여 봄의 길(핑크색)으로 이어짐.
대략 이런 풍경. 출처: https://kyoto-ohara-kankouhosyoukai.net/access/
대략 이런 풍경 2. 출처: https://ja.kyoto.travel/trip/theme05/plan03.php

 

다도 체험을 할 수 있는 고즈넉한 장소가 많다.
예쁜 정원은 덤.

워낙 고온다습한 교토의 6월은 달리기 적합한 계절은 아니다.
큰맘먹고 일찍 일어나서 6:01→6:23 버스로 이동.  완만한 내리막을 따라 10km 정도를 무사히 주파.  중간에 보도가 없는 구간은 좀 무섭긴 했다 ㅠㅠ 다음에도 이 코스를 이용할지는 미지수.  그냥 오하라 내부를 뱅글뱅글 돌다가 다시 버스타고 귀가하는게 나은 선택인듯도 하나, 땀이 많이 나는게 문제.
사실 120m 정도 내리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중간에 치즈카레빵을 먹으며 10분 넘게 쉰걸 감안하면) 엄청 잘뛴건 아니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갓생을 살았다는데 의의를 부여하고자 한다.

10km 1시간 언더 페이스를 찍어야 풀코스를 뛸텐데..

대놓고 찻길로 안내하는 몇몇 미친 루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루트도 뛰어볼 예정.  교토가 크지 않아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한 후 편도 10km 뛰어 돌아오는 루트면 대략 다 가시권에 있는 것 같다.  모닝 러닝 성공해서 뿌듯한 마음에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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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말렸지만, 맘이 맞는 친구와 냅다 해보기로 결정..^^
함께 했던 일들이 늘 결과가 좋았기에 큰 걱정은 없으나, 갈 길이 멀어보이긴 함.

1. Overview of the CA Bar Exam 

  • Feb 25(Tue), 26(Wed), 2025(estimated), 2024년 12월 출원 예정
  • Time management는 자기 책임
  • Day 1(Written Day)
    - AM 8:20~11:20(3H): three essays(1X3), 10~15분 읽고 45~50분 답안 작성
    - PM 13:30~17:00(3.5H): two essays and one California Performance Test (1X2 + 1.5), CPT는 43(Outline)-2(검토)-43(답변 작성)-2(검토) 공식
  • Day 2 (MBE)
    - AM 8:20~11:20(3H): 100 questions
    - PM 13:30~17:00(3H): 100 questions
    - 문제당 1.8분
  • Grading 
    - 2,000점 중 1,390점 넘겨야(Scale Score 기준, 우리는 원점수만 알 수 있음), 과락은 없음
    - Day 1: Essays 500점(비중은 35%,
    7% X 5) + CPT 200점(15%).  과목 평균 65점, 총 약 450점 / 700점 목표
    - Day 2: 전체 200문제 중 Live Question은 175문제, 70% 넘기면 괜찮음.  토종 한국인은 객관식 점수 향상이 더 쉬울 수 있음
  • Subjects(MBE는 볼드/밑줄친 7과목 각 25문제)
    - Business Associations: Agency, Partnerships, Corporations(사업체법 - 회사법 등)
    - Civil Procedure (Federal and CA) 
    - Community Property (CA)
    - Constitutional Law
    - Contracts
    - Criminal Law and Procedure
    - Evidence (Federal and CA)
    - Professional Responsibility (CA): 법조윤리
    - Real Property
    - Remedies: 손해배상/보상
    - Torts
    - Trusts
    - Wills (CA)
  • Essay는 여러 과목이 복합적으로 나올 수 있음

2. 시험 준비

  • 총 500~550시간 코스(JD 기준 55~60시간 X 10주)
    - 120시간: 강의(법률 내용, Essay, CPT 작성 기술, MBE 기술)
    - 200시간: Essay / CPT 모의 작성, 연습 및 검토
    - 200시간: MBE 연습 및 검토
  • 1달 정도 Spare Time을 두면, 32주 남았으므로 주당 15~20시간 학습 필요
    - 6~7월: Summer Exam용 120시간 강의 1회독
    - 8~10월: Early Start 개강, MBE 강의 1회독
    - 11~12월 중순: Essay / CPT 강의 1회독
    - ~시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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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from 일상 2024. 5. 30. 00:09

다시 바쁘게 살아도 될 것 같아서 이런 저런 일을 벌렸다(기에는 타의로 벌려진 것이 솔직히 더 많긴 하지만).
[Events]
- 6/1(토) 결혼식 사회, 지도교수님 모임
- 6/2(일) 귀국
- 6/4(화) 青木ゼミ(1)レジュメ締め切り
- 6/5(수) 青木ゼミ(1)報告
- 6/8(토) 전국도산처리변호사네트워크 Zoom 참석(13:00-17:00), 저녁(17:30-)
https://www.zentoh-net.jp/report/detail.php
- 6/10(월) 외부강의 자료 마감일
- 6/12(수) 일본어 과제 마감일
- 6/17(월) 외부강의(13:00-15:00), D** 미팅
- 6/20(목) 増田・飯田변호사님 면담사항 사전송부 締め切り
- 6/21(금) 増田・飯田변호사님 면담, 저녁 식사
- 6/22(토) 신입생환영회
- 6/29(토)-30(일) 오키나와
- 7/1(월) 山田ゼミレジュメ締め切り
- 7/2(화) 山田ゼミ報告
- 7/2(화) 青木ゼミレジュメ締め切り
- 7/2(화) 笠井ゼミレジュメ締め切り
- 7/3(수) 青木ゼミ報告
- 7/3(수) 笠井ゼミ報告
- 7/4(목)-7(일) 한국(예정)
- 7/9(화) 笠井ゼミレジュメ締め切り
- 7/10(수) 笠井ゼミ報告
- 7/10(수) 15:00 일본어 과제 2차 마감
- ~7/14(일) 법령검수 용역 마감
- 7/14(일)-21(일) 한국, 15(월)-18(목) 강의 수강
- 7/24(수) 15:00 일본어 과제 최종 마감
- 11/14(토)-15(일) 동아시아도산재건협회 심포지엄
* 青木ゼミ: 7/3(수) 종강
* 笠井ゼミ: 7/10(수) 종강
* 
山田ゼミ: 7/23(화) 종강, *26(금) 3교시 보강*
* 민사소송법: 7/11(목), 18(목), 22(월) 수업 후 종강 [15(월) 공휴일]
* 도산법: 7/10(수), 17(수) 수업 후 종강
* 일본어: 7/10(수), 31(수) 종강 [17(수), 24(수) 휴강]

[To do]
- T***** 담당자 줌미팅 어레인지(금주 중 w/ SN)
- 일**학회 하반기 모임, T** 인턴과정 주선 어레인지(~5/31)
- 채무자회생법 자료 정리(~5/31)
- 전국도산처리변호사네트워크 행사 참가 신청(~6/3)
- 일본 민사소송법학회 가입 → 青木 동의 얻어 바로 진행 가능(青木ゼミ 직후)
- 학교 명함 만들기(6월 중)
- 사적정리 역사, 신탁 관련 책 읽기(6월 중)
- O**** 사태 외교적 해결 모색(6월 중 - 자필 편지 작성 및 송부)
- 후쿠오카 7월 말 방문 일정 어레인지, M***** Law Office 방문 가능성 타진(K님)
- O, M 정리되면 8, 9월 일정 확정 → 가급적 간사이에 stay
- 자격외활동허가(6월 중)
- 이사갈 집, 차 알아보기(6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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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든 기분이든 상황이든 내일 스케쥴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맥주보다 조금 더 강한 것이 땡기는 날이 있다.  하지만 내일 할 것이 없지는 않으므로, 너무 강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는 그 마음.  나에게 주어진 공간이 맥주 한캔보다는 넓고 위스키 한병보다는 좁았으므로 와인 코너에서 계속 서성였다.

스스로에게 가혹하므로 예산은 1천엔 이내.  당연히 평가는 가격과 비례.  한국 와인샵에서 (vivino를 의식해서인지 모르겠으나) 흔하게 찍히던 ratings 4.0은 고사하고 3.5를 찾기도 힘들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산토리 아카다마 와인.  일단 스위트 와인에 박한 vivino 답게 ratings는 2.8로 처참한 수준.  그런데 가격 (580엔 - 직구 사이트에서도 단돈 만천원) 말고도, 몇 가지 눈에 띄는 리뷰들이 있었다.

채OO님: 빡스떼기로 사고싶다.
Andy님: "와인과 다른 것"으로 접근해서 먹는다면 O.  칵테일 베이스로도 제격.
사츠코님: 다른 분들 리뷰를 보고 소다와리로(탄산수를 타서) 먹으니 맛있었다.
COO님: 메이지 시대에 태어난 할머니가 매일 저녁 때 작은 와인잔에 한잔 씩 따라 마시던, 나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인 와인.  일본에서 1907년에 태어난 단맛 와인입니다.  여기서부터 일본의 와인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면서도 너무나 그리운.. 할머니와의 추억에 젖어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다른 COO님: 이름부터 "Sweet Wine"이라고 못박아 두었는데 굳이 "달다"고 혹평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탄산수와의 상성이 좋습니다.
기타 자세한 설명: 산토리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untory.co.jp/wine/original/akadama/index.html

대충 마시기 쉽고, 탄산수에 타 먹으면 그냥저냥 맛있는 술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더구나 역사도 상당한 것 같고, 일본에서만 쉽게 접할 수 있는 와인인 것 같아서 픽!

 

(일장기가 떠오르는 빨간 원을 제외하면) 나름 정감가는 디자인.  과연 그냥 먹으니 너무 달았고, 얼음을 타먹으니 조금 나았고, 얼음+탄산수까지 타먹으니 제법 맛있었다("아카다마 펀치"라는 별도 제품도 시판되고 있고, 칵테일 레시피도 있음).  소다와리로 먹으니 어느새 한병 뚝딱.  보기와 다르게 14% / 550ml라서 소주 1병 반 정도 되는데, 너무 취하는 느낌 없이 순식간에 다 먹어서 당황.

재구매의사 있음!! 여기 나온 여러 방법(샹그리아, 진저에일, 레몬 등) 다 시도해 보겠다 캬캭
https://www.suntory.co.jp/wine/original/akadama/dr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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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달. Healing Process

from 일상 2024. 5. 2. 01:00

소중한 2년의 첫 달이 지났다(작년 단축근무는.. 재택근무도 근무이므로 포함하지 않겠다).

내 성정도 은근히 빡센 스케쥴도 일기에 적합하지는 않으므로, 최소한 한 달에 하나의 기록은 남기겠다 다짐.

우선 나의 솔직한 심정을 요약하면 (i) 일단 쉬니까 너무 좋아.  교토 너무 좋아 진짜 좋아.  그런데 (ii) 쉬고 있는 이 상황이 굉장히 어색해.  빈 시간에 계속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아.  안 그러면 (어디 가서 안 돌아오는게 아니라 다시 돌아가서 현실을 버텨야 하는게 내 미래이므로) 그때 너무 후회할 것 같아.  이다.

그래서 뭔가 하려고 안달이 나 있다.  일단 본업인 박사과정 세미나 발제(평균 10~20페이지의 일본어 발제문 작성해서 3~40분 발표, 1시간 토론) 스케쥴.

ㅎㅎ.....(노란색이 발제자, 공란이 토론자)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한가해서 당황스럽고 뭔가 꾸역꾸역 채우려던 와중에, 이러한 글들을 접했다.

1. "우선은, 쓰러진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는 마음이 있는 것, 그런 마음이 발현되는 것이 넓은 의미로는 "병"의 하나라는 점을 인정하자.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쫓기고, 상처를 받았음에도, 그걸 전부 자책하며 더욱 상처를 깊게 하는 것.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자."
(まずは、倒れた自分に鞭を打つような心のはたらきがあること、そしてそれがあらわれることも広義の「症状」のひとつであることを認めたい。動けないほど追い詰められ、傷ついたにもかかわらず、それを全て自責としてさらに傷を深める。それがどれほどつらいことかを理解するところからはじめたい。)

2. 아무리 쉬어도 활력이 회복되지 않는 배경에는 "움직이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가 있다.  만성적인 분노에 의해 스트레스 호르몬이 고갈되고, 움직이지 않아 회복되는 체력 이상으로 피폐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쉬고 있는데 회복하지 못하는" 자신을 더욱 몰아 세운다.
(どれだけ休んでも活力が回復しないことの背景に「動けない自分への怒り」がある。 慢性的な怒りによってストレスホルモンは枯渇し、動かないことで回復する体力以上に疲弊してしまっていることがある。それなのに、「休んでいるのに回復しない自分」をさらに責めてしまう。)

(출처: https://twitter.com/usksuzuki)

3. "쉰다"는 행위가 어렵게 느껴지는 큰 이유는 "쉬고 있는 스스로를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자신을 인정할 수 없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쉰다는 것"의 필요성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쉰다는 것이나 자신의 고삐를 늦추는 것에 대한 걱정이라 말해도 되겠다.

그런 신념이 트라우마에 의한 것이라면, 의외로 느껴질까.

(「休む」という行為を難しくしている大きな理由に、「休んでいる自分のことがどうしても許せない」、「誰かの役に立てていない自分を認めることができない」という信念があるからだ。

休むことの必要性は理屈ではわかっていても、どうしても許すことができない。
休むことや自分の手綱をゆるめることへの「おそれ」といってもいいかもしれない。

それの信念が「トラウマによるものだ」といったら、意外に思われるだろうか。)

4. "진짜 모습의 나는 쓸모가 없어서, 보통 사람들의 몇 배는 노력해야 해"
"진짜 모습의 나는 높게 평가받을 만한 사람은 아니야"
라고, 곁에서 보면 광기 어린 정도의 노력을 하면서, 그럼에도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쳐서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으면, "주위에 민폐를 끼치는 존재야" "가치가 없어"라고 생각해 버린다.

이렇게 "타인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ほんとうの私はダメなのだから、人の何倍も努力しないといけない」
「ほんとうの私は、評価されるべき人間ではない」
と、傍目からみると狂気的なほどの努力をしながら、それでも努力が足りないとおもっている。
疲れすぎてパフォーマンスが下がってくると、「周囲に迷惑をかける存在だ」「価値がない」とおもってしまう。

そんな感じで、「他人に求められていること」「誰かの役に立っていること」を自分の価値のよりどころにしている人が少なくない。)

5. 그렇게 "필요한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 요구에 응하는 동안에는,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이 없어지면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버린다.  그 근본에 있는 것은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렇게 완고한 신념 수준으로 자신을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것은, 대부분 복잡한 트라우마와 결합되어 있다.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そうやって、「求められる人」「役に立つ」人になり、要求に応えていられる間は、自分に価値があると思っていられるけど、それができなくなると、生きる価値がないとおもってしまう。
根本にあるのは自らに対する「無価値感」だ。

こうした強固な信念レベルの自己無価値感は、ほとんどの場合、複雑なトラウマからくるものだ。性格の問題ではない。)

6. "열심히 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은, "열심히 하지 않는 자신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태가 좋을 때는 일상이 어떻게든 돌아가지만, 캐파가 적어 질수록 자기부정적인 스스로가 발현된다.

자신의 안에 타인처럼 자신을 비판하는 존재가 있다.  여기서 자아의 분열이 일어난다.

자신을 알아갈 때 "내 안에 타인이 있다"는 시점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がんばることをやめられない」というのは、「がんばっていない自分を認めることができない」ということである。
調子がいいときは日常を回せていけるが、キャパシティが少なくなった時ほど、自己否定的な自分が出てくる。
自分の中に、他人のように自分を批判する「パート」がある。
ここに、自分の分裂が起こっている。

「自分を知る」ということにおいて、自分の中に「他者」がいるという視点はとても重要だとおもう。)

(출처: https://note.com/usksuzuki/n/n574a38fed45c)

그래서 일단 위 책부터 읽어보려고... ㅎㅎ 아직 진단 단계인데 뭔가 병명이라도 안 것 같아서 슷키리한 기분!

여튼 (위 문제의식에 따르더라도 "상태가 좋아서 일상을 잘 돌리고 있는 상황"이므로) 나는 매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이번 달은 넘 좋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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