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orians - Daisy

from 음악 2024. 4. 27. 13:52

 

The day I saw you in the corner with your dirty shoe
Then you put your apron on and there's a long line waiting for you
"What can I do for you?", she said in front of my face
So, I couldn′t breath
That sweet smile in your face
But I know that you're just tryna be nice to me

Daisy, Daisy, you gave me a hazy feeling lately
Can you stay with me along with the sweetest latte you came through
Stay by my side, no more feeling blue
You make things right
Daisy, I love you

Sittin' on my table far
But my eyes got fixed on you
I′ve only seen you twice in my life
But my mind is all over you
And when you came up to me
With a coffee in your hands, oh, I really see it
That you wеre meant for me
But I didn't havе the guts to ask your IG

Daisy, Daisy, you gave me a hazy feeling lately
Can you stay with me along with the sweetest latte you came through
Stay by my side, no more feeling blue
You make things right
Daisy, I love you

멜론 소개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밝음 한스푼을 더한 사운드"라고 하는데 너무 공감!
잔뜩 구름낀 날에도 이거 들으면서 자전거 타면 갑자기 세상의 채도가 올라가는 기분이다.. 나른한 봄날 그 자체인 노래 ㅠㅠ 
(누가 하이틴 영화에서 너드가 퀸카에게 반할 때 나올 만한 영화라고 ㅋㅋ)

카페에서 Delorians 노래 들으면서 노닥거리는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大垣書店高野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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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의 출근 전날 저녁 730.  복귀를 알리는 메일을 짧게 썼다.  바로 보낼지, 출근 당일에 보낼지 잠시 고민했다.  사실 전날 보낼 필요는 없을 것이나, 배당이 아침부터 이루어 지는 점(그룹장님이 비교적 일찍 출근하시는 점)을 고려하면, 내가 약속한 복귀일 아침부터 fully available한 게(복귀 사실을 그룹장이 빨리 인지하도록 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일 10~11시 쯤 느즈막히 보내서 한참 업무에 몰입할 오전 시간에 수신인들의 신경을 분산시키고 싶지 않았고,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근무 형태를 허용해 준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더구나 (이미 이러한 생각들이 스쳤음에도) 불과 몇 시간을 편하게 보내자고 다가올 현실을 회피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좋지 않은 자세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메일을 보낸 후 불과 1시간 만에 바로 전화가 오고(늦은 시간에 미안한데~~), 바로 회신해야 하는 메일이 우다다 오는 광경을 보니(전혀 복잡한 이슈는 아니었으나, ASAP인 건이 잡혀서 출근 첫날 오전조차도 내가 상상한 그림대로 흘러가지 않음), (i) 평온한 저녁의 진공 상태(3일 내 hard deadline이 없는 상태를 나는 진공 상태라고 명명했다 진공 상태인 채로 수면을 취하는 것과, 고민을 안은 채 잠드는 것은 경험상 제법 차이가 있음)가 깨진 것에 대한 불만, (ii) 매우x100 귀찮음(굳이? 나를?), (iii) 보상 체계와 동떨어진 책임감의 가치에 대한 고민(자기만족 아닌가?), (iv) 아주 매우 정말 지극히 미세한 자기효능감과 지적 호기심이 섞여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 날 거듭 너무나 미안해하시는 선배님들 때문에 묘함이 더 증가되었음).

급한 메일을 쳐낸 후에는 슬픈 기분이 들었고, (실제 working hour 1시간도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급하게 일을 해야 했고 또 해야 한다는 사실에) “굴레” “속박등의 자기연민 가득한 용어로 머리가 가득해졌다.  떼잉.. 이 정도로.. 많이 나약해졌다는 생각과 동시에, 지난 4개월은 공백기가 아닌 회복기가 되어야 했음을 상기했다어차피 당분간 이 일을 해야 한다면 (성장이 전제된) 항상성의 추구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스스로의 회복탄력성 유지를 위해 자체 검증된 몇 가지 조치가 있는데, 물리적 회복을 위해서는 마사지/운동(달리기/테니스, 정 시간이 없으면 따릉이 귀가), 정신적 회복을 위해서는 몰입하여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일련의 활동이 필요하다.  3년차 이후 정도부터 만들어온 패턴이고, 많이 익숙해진 터라, 기계적으로 금호아트홀/세종문화회관→시네큐브/에무시네마→서울시립미술관/국현미 정도(+ 연습중인 곡이 있다면 E연습실)를 검색한다[필요한 회복의 유형이 애매하거나, 그저 답답할 때에는 위스키도 추가할 수 있는 옵션/취향이라고 생각하여 몇 군데 후보군(78도 덕수궁, 청파랑, 오무사)을 추려 놨는데, 막상 가보지 못함].

서론이 미친듯이 길었는데, 마침 아래와 같은 공연을 발견!

 

Paul Lewis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무했으나(이름이 너무 흔하기도 함, 혹자는 영국의 피아니스트 김영수라고 ㅎㅎ), 슈베르트 후기 소나타는 최애 레퍼토리 중 하나이고, (출근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정시 퇴근 후 공연을 즐겼다는 사실만으로) 복귀 첫날을 좋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냅다 예매했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선택이었다!(intermission 때 찍힌 캐치콜 2통을 보고 좌절하여 여운이 많이 깨졌던 것, D.960에서 회복하여 집에 뛰어와서 당일 여운을 생생하게 블로그에 남기고 싶었음에도 여의치 않았던 것은 잠시 잊자.. ㅠㅠ).  작년에 김도현, 문지영 등 슈베르트를 훌륭하게 소화한 호연을 많이 봐서 기대치가 낮지 않았는데, 완벽하게 뛰어넘었다.  입장시 홀에 가득한 박수가 끝나기도 전에 건반을 닦거나, 손을 풀거나, 의자를 조절하는 등의 불필요한 동작 없이, 바로 내려꽂히는 타건감부터 극호감이었다. 

D.958은 계속하여 장면과 감정이 바뀌는 입체감(1악장을 예로 들면, 아래 문지영 영상 기준 6:22~6:25 정도에서 최고로 고조시켰다가, 단숨에 가라앉히는 부분, 7:55 정도에서 쭉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부분, 8:06~8:08 부분, 9:20 부분, 10:23 심연을 울리는 듯한 부분 등 문지영 피아니스트는 전체적으로 비단결같은? 몽환적인 느낌이 강한데, 폴 루이스는 강약 대비가 훨씬 심했음), 30분 내내 정말 몰입하여 정신없이 쥐었다 폈다를 반복한 것 같다.  왼손 멜로디 부분이 선명한 것도 인상적이었고, 개인적으로 허밍조차도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요소였다. 

 

F. Schubert Piano Sonata No.19 in C minor, D.958(문지영)

 

다음은 D.959.  그날 최고의 호연으로 꼽는 것 같은데, 나도 전혀 이견이 없고, 이 순간을 잊기 싫어서 평소에 절대 안하던 현장CD 구매/사인회 참석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아프고 슬프고 화나는 그런 감정이 시종일관 아름답게 꽂혀서 진짜 좋았다(월간 객석의 보다 고급진 표현을 빌리면, “거침없이 흘러나오는 비르투오시티의 발현이 특징이고,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해 스케일의 확장과 축소를 순발력 있게 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F. Schubert Piano Sonata No.20 in C minor, D.959(임동혁)

D.960도 좋긴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D.959가 베스트였음.

커튼 콜 때 사진 안찍는데 너무 황홀한 기분이었어서 남겨 봄.  기립박수 숫자도 엄청났고 피해서 찍는다고 했는데 이 정도임.

싸인회도 대성황..

싸인회에서도 한명 한명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해주시고, 악보 가져간 전공생들에게는 질문도 해주시고, 셀카도 찍어주시고, 진짜 인성마저 훌륭했던 완벽한 그 ㅠㅠ 나도 여러 질문을 준비했다가 수줍게 땡큐베리마치 남기고 퇴장..

집에 오는 길에 슈베르트의 여운이 너무 남아서 가장 좋아하는 방랑자 판타지를 듣는데, ..? Lewis?

세상에, LewisPaul Lewis였던 것이다.  Claudio Arrau 해석보다 1.5배 빠르고, Evgeny Kissin보다도 강렬하여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해석인 이 유투브 영상의 주인공을 내가 보고 온 것이었다 ㅠㅠ

제일 좋아하는 곡의 제일 좋아하는 연주자를 보고 온 날이라, 집에 가는 내내 여운이 남았고, 정말 행복했던 하루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더 휘발되기 전에 끄적여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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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놈은 살아남고, 약한 놈은 죽는 법이다.

- 죄수에게 가장 큰 적은 누구인가? 그것은 옆의 죄수다.

- <늑대들의 햇님>이란 그의 고향에서 달님을 가리킬 때 하는 말이다.

- 흙손으로 모르타르를 고루 펴 바르고, 그 위에 벽돌을 빨리 올려놓는다. 방향이 잘못되었으면, 재빨리 흙손 자루로 두르려서 바로잡아야 한다. 바깥쪽 벽이 수직선에 맞게 오고, 옆으로나 수직으로나 기울어진 데가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젠 됐다. 두층만 더 쌓으면, 예전에 잘못 쌓아놓은 곳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고, 그런 다음에는 훨씬 수월하게 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지금은 정확하게 잘 살펴야 한다. 슈호프와 다른 벽돌공들은 아예 추위도 잊어버렸다. 빨리 일을 하느라고 서두르다 보니 몸에 땀이 다 날 정도로 더워진다. 

- 죄수들에게는 이때가 하루 중에서 가장 춥고 배고플 때이다. 지금 같은 때는 맹물 양배춧국이라 해도 뜨뜻한 국 한 그릇이 가뭄에 단비같이 간절한 것이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단숨에 들이켜게 된다. 이 한 그릇의 양배춧국이 지금의 그들에겐 자유보다, 지금까지의 전 생애보다 아니, 앞으로의 모든 삶보다도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 뭣 때문에 당신은 자유를 원하는 거죠? 만일 자유의 몸이 된다면, 당신의 마지막 남은 믿음마저도 잃어버리게 될 거예요. 감옥에 있다는 것을 즐거워하셔야 해요! 그래도 이곳에선 자신의 영혼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요.

- 슈호프는 말없이 천장을 바라본다. 그는 이젠, 자기가 과연 자유를 바라고 있는지 아닌지도 확실히 모를 지경이었다처음에 수용소에 들어왔을 때는 아주 애타게 자유를 갈망했다. 밤마다 앞으로 남은 날짜를 세어보곤 했다.  그러나 얼마가 지난 후에는, 이제 그것마저도 싫증이 났다. 그다음에는 형기가 끝나더라도 어차피 집에는 돌아갈 수 없고, 다시 유형을 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형지에서의 생활이 과연, 이곳에서의 생활보다 더 나을지 어떨지 그것도 그는 잘 모르는 일이다.

 

 “수모를 견디는 가장 현명한 방법을 담고 있는 책”이자 “고통스럽고 남루한 현실 속에서 인간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지켜가는가. 인간의 품격과 인간다움, 이런 것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지켜가는가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하는데(유시민), 그렇게 와닿는 설명은 아닌 듯 하다.

나는 오히려 (나의 경우야 자발적이지만) 강제노동에 동원되는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노동 과업을 성취하면서 역설적으로 느끼는 순수한 기쁨에 주목하였다.  뭔가 평생 편안한 자신의 감옥 속에서 벽돌을 쌓으며 즐거움을 느낄 것 같은 이 기분... 여기까지 오니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상황을 오히려 견디지 못할 것 같은...? 

전신마취가 수반되는 수술을 하고 예능을 하루 보니까 바로 지루해졌고, (복잡하지 않은 것만 취사선택하여) 메일 회신을 하며 편안함을 느끼는 나의 모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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