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 있지

from 음악 2018. 12. 25. 15:28


있지, 

어제는 바람이
너무 좋아서 그냥 걸었어

있지,
그땐 잊어버리고 
말하지 못 한 얘기가 있어

있지,
어제는 하늘이
너무 파래서 그냥 울었어

있지,
이제와 얘기 하지만
그때 우리는 몰랐어

내일 비가 내린다면 
우린 비를 맞으며 
우린 그냥 비 맞으며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우린 끝을 맞으며
우린 그냥 끝 맞으며

오늘은 온종일 바람이
문을 두드리다

있지,
오늘은 하루 종일
무얼 기다리다
무얼 기다리다가

있지,
오늘은 나도 몰래 
나를 내버리다가
나를 내버리다가

있지 
있지 

있지,
어제는 바람이
너무 좋아서 그냥 걸었어

있지,
그때 잊어버리고
말하지 못 한 얘기가




“보통 우리는 타인을 밟고 올라가야 1등이 되거나,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교육을 받고 있어요. 말은 그렇게 안 해도 그런 사고를 주입 당하고 있죠. 사회인이 되면 조직 내에서 이 사람이 얼마만큼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이 사람을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로 판단하는 기준이 된 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은 승자가 되지 못하고 밟히는 사람이 되는데 사회가 너무 그쪽으로만 달려가고 있으니 반대로 개인의 생활은 오히려 가난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20년 전 사회 초년생들이 바라보던 미래와 지금 그 나이대 사람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시작부터가 다르죠.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커지는 게 아니라 포기하고 또 포기해야 하고. 아주 작은 최후의 것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 해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그 속에서 분노와 갑갑함, 억눌린 감정이 큰 것 같아요. 자우림은 줄곧 약자에 대한 폭력이 옳지 않다는 기저를 깔고 얘기해왔지만, 지금이 더 이런 얘기 듣고 싶은 때가 아닌가 싶었어요. 자우림이 사회적인 말을 하는 밴드라는 것도 알지만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가 아니라, 반대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우리 음악을 완성한다고 생각해요. 이 곡 역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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