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화제가 덜 되었으나(?) 올해 1월 1일 이시카와현 노토반도를 강타한 지진의 피해는 상당한 것이었다.  마침 교토 콘서트홀에서 노토반도 복구를 위한 charity concert가 열린다고 하여 참석.  가나자와(=이시카와현 현청 소재지)현악사중주단이라는 콰르텟이 공연을 하였고, 한국인 첼로 연주자가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앙상블 홀 무라타(アンサンブルホールムラタ)는 처음이었는데, 평일 오후 3시라는 극악의 시간대 + 작지 않은 홀 규모에도 불구하고 80% 정도는 관객이 찬 것 같다.  공연 자체는 무난하게 좋았는데, 기억에 남는 몇 곡만 남겨봄.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Samuel Barber Adagio for Strings Op.11).    작곡가 본인 뿐만 아니라 루즈벨트, 아인슈타인, J.F.케네디, 그레이스 켈리 등의 장례식에서 울려 퍼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911 테러나 세월호 사건 추모곡으로도 자주 등장.

 

 

이 곡의 백미는 중간에 고조되면서 긴장감이 절정에 달했을 때 딱 멈추는 부분인데(6:17), 언제 어떤 환경에서 들어도 전율이 흐른다.  워낙 무거워서 평소에 손이 가는 곡은 아니지만, 실로 적절한 선곡이었기에, 잠시나마 진심으로 노토반도 피해자 분들에 공감하며 추모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나의 잡감 외에 훌륭한 감상도 참조 : https://blog.naver.com/minamusic/223422084415

 

베토벤 현악 4중주 2번 G장조 op.18-2(Beethoven String Quartet No.2 in G major op.18-2).  주고 받는 느낌 때문에 '인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음.  사실 베토벤 소나타랑 콘체르토를 그렇게 많이 들어놓고 콰르텟 곡은 있는 줄도 몰랐다.. 곡 자체에서 엄청나게 강한 인상을 받았다기 보다는, 새삼 나의 피아노 편식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주 금요일에는 모차르트 피아노 오중주곡 K.452도 들으러 갈 예정인데, 세상엔 내가 모르는 좋은 곡이 너무 많다.  음악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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