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호르몬의 산물이다. 나를 괴롭히는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다른 호르몬을 생성하면 된다. 내 감정을 직시하기, 그 감정에 잠겨있고 싶은지 벗어나고 싶은지 생각하기, 벗어나고 싶다면 내가 되고 싶은 상태를 떠올리기, 떠오른 상태를 만들기 위한 어떠한 행위를 하기. 이게 전부다.
편안함에 이르고 싶었다. 스토익하게 일상을 통제했다. 매일 5km 이상 뛰었고, 그것으로 부족해서 PT를 더했다. 혼술을 절대적으로 피했고, 제로콜라로 대체했다(엄청난 양의 콜라를 먹었음). 마침 산뜻해진 가을 날씨의 축복도 있고 하여, (대체로) 평온한 상태까지 무사히 이르렀다.
2024년 10월 9/29(일) 리서치 마감 → 공익사건 부채의식 조금은 덜었다.
10/1(화) 심포지움 원고 1, 2, 3 번역 마감
10/2(수) 지도교수님 미팅, 진행상황 보고
10/14(월) 18:30 고베10/15(화) 심포지움 원고 4 번역 마감10/19(토) 11:00 미팅10/21(월) 笠井ゼミ 발표
10/22(화) 도쿄 출장10/23(수) 青木ゼミ 발표(1) 10/25(금) 기획안 마감
10/27(일) 저녁 교수님 환송회
10/31(목) 원고 마감
10/31(목) 리서치(2) 마감
2024년 11월
11/1(금) 도쿄 출장
[11/2(토)~11/4(월) ✈]
11/3(일) 8:30 10km
11/8(금) 山田ゼミ 발표(1)
11/13(수) 青木ゼミ 발표(2)
[11/14(목)~15(금) ✈, 11/15(금) 10:00~13:00 세미나]
11/16(토)~17(일) 심포지움 참석
[11/20(수)~22(금) 전체 휴강]
2024년 12월
12/6(금) 山田ゼミ 발표(2)
12/8(일) 9:15 20km
12/20(금) 山田ゼミ 종강(12/27, 1/10 수업 없음)
12/25(수) 2024년 마지막 수업
[12/26(목)~1/5(일) 전체 휴강]
2025년
1/6(월), 1/20(월) 笠井ゼミ 수업[1/20(월) 종강]
2/16(일) 42.195km
* 青木ゼミ: 10/9(수), 11/6(수) 휴강
2/25(화)~26(수) (??)
일정도 무난하게 소화중. 대부분 재택으로 소화 가능해서 좋다. 충분히 잠을 자고, 조용히 커피 내리고, 낮은 볼륨의 음악을 틀어놓고, 지겨워지면 훌쩍 뛰거나, 헬스장 다녀오거나, 조금 더 활기찬게 필요하면 테니스 치고, 배고프면 내가 먹고 싶은, 먹을 만큼의 음식을 준비해서 먹고(요리가 엄청 늘었다!!), 다시 잠드는 고요한 일상. 단풍이 천천히 물들어가듯 초 단위로 늙어가는 하루 하루가 나름 만족스럽다. 취향을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을 때 애써 하는 무언가"로 정의한다면, 내 취향이 대체로 혼자 충만해 질 수 있는 유형의 것들임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다 매일이 너무 단조로와질까봐, 아무리 과제에 잡무에 치여도 무언가 하나는 기쁘게 떠올리며 잠드는 하루를 만들려 애쓰고 있다. 집 가까이에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陶板名画の庭을 발견해서 너무 좋았고, 비오는 날 糺の森의 촉촉한 푸름에 치유되었고, 鞍馬 火祭り는 센과 치히로의 마을로 떠난 듯 경이로왔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을 때는 미뤄놨던 영화들을 꺼내 보는데, 몇 장면만 아카이브.
“Because I've realized that no matter where you are or what you're doing, or who you're with, I will always honestly, truly, completely love you.”
볼 때는 제법 몰입해서 봤고, 이 장면에서는 제법 설득당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뭔가 와닿는 장면은 아닌 이유는 뭘까... 이런 류의 로맨스물이 늘 그렇듯, 나중에 봤는지 안봤는지조차 헷갈릴 것 같아서 펜시브 용도로 저장. 남주 여주 비쥬얼 합이랑 영상미는 너무 좋았음.
반대로 별 감흥 없이 봤는데, 계속 생각나는 이 영화.
"처음에는 조각난 영화가 머릿 속에서 붙어지지 않았고, 영화의 메시지가 안 잡혔다. 곰곰이 생각한 후 메시지 하나를 건져 올렸다. 그리고 글을 썼다. 그랬더니 영화가 이어 붙어져 따라 올라왔다. 신기한 경험이다."
"말하지 못한 것 말할 수 없는 것 불쑥 말해버린 것을 감싸 안는 세 번의 포옹"
"차갑게 맴도는 시간 따스히 감싸는 순간"
"영원처럼 안아줘"
"착할게"ㅋㅋㅋㅋㅋ
"사랑을 절대 안하겠다고 다짐해라. 모든 걸 사랑하지 마라. 그래도 무언가 누군가 사랑하고 있는 널 발견하게 될걸."
"같은 길을 다른 남자와 다시 걷게 되었을 때 느꼈던 죄책감과 가벼운 흥분이 저로 하여금 이 영화를 만들게 했습니다."
"넌 이뻐, 그래서 좋아." / "넌 착해, 그래서 좋아"
"많은 일이 반복되면서 또 어떤 차이를 가지는 이 인생이라는게 뭔지는 끝내 알 수 없겠지만, 제 손으로 두 그림을 붙여 보고 싶었습니다. 배우를 해주신 분들은 최대한 원래 모델이 된 분들과 비슷한 인상의 분들을 선택했습니다. 그 비슷함이란 한계 때문에 제가 보고 싶었던 붙여놓은 그림의 효과를 절감시킬 것 같습니다."
"인생 속 인연의 갈라진 순간들을 동일한 시공간에서 각각 동일하게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우리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때는 사랑한다는 말 뒤에 공허함이 딸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헤어질 것만 같은 사람을 사랑하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겠지만."
한참 채워놓은 머리 속을 조금 비웠더니 홀가분하다. 푹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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