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인터뷰 발췌

from 잡념 2017. 10. 30. 22:22


- "사랑을 노래로 만들고자 할 때 회고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창작이란게 그런 것 같다. 현재의 힘든 상황들에 처한 창작자가 누구보다도 서정적인 작품을 쓰게 되는 것처럼 현재의 내 모습 보다는 과거의 어떤 것들을 자꾸 찾아내려고 하게 되는 것 같다."


- 어쩌면 현재의 행복한 자신의 모습이 더 힘들고 괴로운 어떤 기억들을 꺼내게 하는 동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누군가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 이제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으니 새로운 사랑은 이제 없을 거라고. 어쩌면 새로운 사랑에 대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과거에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이제는 끝나버린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눈을 돌리면 사랑에 대한 상념들은 다소 쓸쓸해 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다"


- "결혼 후 달라진 점을 많이 물어본다. 하지만 천성이라는게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결혼을 할 누군가를 만날 때는 그 천성에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됐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처음처럼 두근거림은 없을지 몰라도 서로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동지가 생겼다는 건 또 다른 감동이다."


- “그래. 어린 나이의 사랑이 아니어도 이런 일이 있었어. 그 열정과 수줍음이 얽힌 사랑”


- <고독의 의미>가 의미를 갖는 건 그 때문이다. 여기엔 이적이 그려낸 중년 남성의 삶이 있고, 사람들은 노래 속에서 마흔의 그를 분명하게 인지한다. 그는 펄떡이는 사랑, 곁에 누군가 있어도 느낄 수밖에 없는 외로움이나 고독감 등 관계에서 오는 어떤 감정들에 대해 말한다. 동시에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십년이 지난 뒤’에서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남은 삶이 두려울 만큼 짧다고, ‘고독의 의미’에서는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하기엔 난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온 것 같네요”라 고백한다. 물론 이전에도 이적은 ‘다행이다’나 ‘빨래’처럼,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잘 만드는 뮤지션이었다. 다만 ‘다행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문학적으로 풀어낸 것에 가까웠고, ‘빨래’는 이별의 순간을 회상해보는 곡이었다. 그만큼 이적이라는 사람 개인의 현재를 음악에서 고스란히 내보인 적은 없었다. 하지만 <고독의 의미>는 이 모든 것에 대해 그가 지금 갖고 있는 욕망을 감추지 않기에 특별하다. 마흔에 다다른 이적이 현재 느끼는 것들을, 특유의 품격 있는 어법으로 전달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심장은 뛰고, 감정은 무뎌지지 않는다. 이적이 찾아낸 인생의 진실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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