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U 시네마트랩에서 첫 영화감상. 재학중일 때 생겼으면 정말 많이 애용했을 것 같은데... 졸업하고나서야 이런 바람직한 시설이 생기다니 ㅜㅜ 

여튼 시네마트랩의 장점은

1) 광고가 없음

2) 관객이 매우 적어서 관람여건이 쾌적함

3)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까지 불을 키지 않아서 엔딩크레딧을 집중해서 볼 수 있음
(사실 엔딩크레딧도 신경많이써서 만든건데... 여타 영화관에서 영화 띡 끝나고 불켜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남아있기 뻘쭘하게 만드는 문화에 대하여 불만이 많았었다!)


단점은

1) 상영관이 하나.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보고싶은 영화를 볼 수 없다

2) 영화표가 영수증. 이번부터 티켓 보관하는 습관을 가지려 했는데 의욕상실.


그래도 종종 이용할 것 같다.  

로1 생활의 활력소로 매주 토요일 마지막 상영영화를 볼까 생각중!!


2. 영화 내용에 대한 해석은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846338&code=37544 

이 훌륭한 리뷰글로 대체.



3. 청춘의 시기에는 영화같은 삶을 꿈꾸기 마련이다. 나도 밴드에서 곡을 카피하고, 영화속 주인공의 코디를 따라하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외부에서 따온 이미지나 상징으로 나를 구성하고, '원래 나'와 거리를 두어 그 비워낸 부분에 세상의 조각을 채워 나감으로서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과 동화되고 싶었던 걸까. '모방'의 본능은 어디서 기인하는지? '타인의 삶'을 자신이 재현함으로써 타자와의 공감대를 찾는 '연대의 희구'가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이 열등한 부분을 우상 혹은 모방의 요소로 채워넣어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려는 부끄러움의 감정도 하나가 될 듯 하다. 그러다가 점점 성장이 멈추고, 변화/발전가능성이 사라진 스스로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꿈꾸기를 멈추게 되리라.


4. 어릴 때 형제관계는 건전한 대인관계, 나아가 성관념 정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이 결핍되거나 왜곡된 경우 '성정체성(성적 대인관계를 포함)' 정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겉으로 쉬이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라 논의가 많이 되지는 않지만 이래 저래 속으로 곪아 있는 사람이 많을거다.


5. 사랑한다는 말을 요구하고 구걸할수록 비참해지고 멀어지는 느낌. 마지못해 '나도 사랑해'라는 답변을 들을때의 코딱지만한 안도감과 이내 느끼는 서운함, 아쉬움, 자존감 하락, 절망. '유일성'이 본질인 애정관계에서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만큼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고' '어쩌면 네가 나 아닌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나는 너를 더욱 붙잡고, 원하고, 그런 내가 너는 부담스럽고.


6. 역사적 배경이 참 중요한데, 시대를 구성하는 인물의 속성은 시대를 닮아가게 되어 있다. 치열한 68년이었기에 그들의 젊음과 광기도 '치열'할 수 있었던 것이고, 피로사회를 사는 우리 젊은이들은 저렇게 분출할 광기도 탐닉할 대상도 찾지 못한채 가볍게 쉽게 모든 것을 소비하고, 이내 쉽게 질리고 피곤해지고... 

그런 의미에서 '오래된 정원'(황석영)의 배경인 80년대와 더불어 참으로 탐나는 시대적 배경이 아닐 수 없다


7. 퐁피두 센터가 '퐁피두 총리'의 이름을 따온 것이었구만. 


8. 셋은 역시나 불안정하다. 홀수를 odd(이상한, 기괴한) number라고 하고 짝수를 even(공정한, 평등한) number라고 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듯도 하다. 매튜는 이자벨을 이자벨은 테오를 보는 장면에서 섬뜩하게 느꼈다. 짝수에서는 쌍방향적 지향관계가 가능한데 홀수면 어디선가 엇갈리거나 기껏해야 순환관계에 지나지 않게 된다. 


9.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은 직후처럼 가슴이 먹먹했다. 


10. 젊음은 일시성을 본질로 해서 그런지 '연소'되어가는 느낌이 크다. 자살을 기도한지 5분만에 시위대의 최전선에 서는 모습이 모순이 아닌 시절이다. 나의 욕구와 욕망이 이리저리 튀는 것도 크게 신기한 일은 아니고, 그냥 영화에서처럼 나도 이렇게 저렇게 fluctuation을 반복하다가, 점점 그 스펙트럼이 작아지다가, 결국 안착하게 되겠지. 얼마 안남았다 내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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