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We bought a Zoo, 2011)
by 카메론 크로우 / 멧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엘르 패닝, 메기 엘리자베스 존스

2012. 01. 21. @신사역 브로드웨이시네마


★★★★☆


요즘 내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1) 보고나서 행복한 영화를 보자
(불편한 진실/사회상황을 외면하고자 하는 소시민의 발악)

2) 덜 자극적인 영화를 보자
(calmly + easygoing이 키워드인 요즘 내 삶)

3) 소재가 신선한 영화를 보자
(25년만에 너무나 많은게 식상해져 버렸어 ㅠㅠ)

요 세가지 정도인데, 이 영화는 이러한 기준들을 아주 잘,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영화였다.





 



 아내가 병으로 곁을 떠나고, 남겨진 가족의 삶은 엉망진창이 된다.

하던 일마저 때려친 채 거리 구석구석 담겨있는 아내의 흔적에 방황하는 남편,
고독과 반항심이 뒤섞여 마음을 잡지 못한채 학교에서 쫓겨나고, 병적인 스케치에 몰두하는 아들.
달나라 옥토끼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는, 조숙한듯 철없는 귀염둥이 막내딸까지.

아내의 흔적을 지워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벤자민(=남편=멧데이먼)은 집을 옮기기로 결심,
그렇게 해서 옮기게 된 집은 심지어 동물원이 딸려있는 엄청난 곳!! 
(;; 집이 동물원에 딸린게 아니라 동물원이 집에 딸려있;;)


폐장 상태이고 폐허에 가깝던 동물원을 성공적으로 구해내면서
동시에 위기에 처해있던 가족이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가슴 따뜻한 영화다

(줄거리쓰기 귀찮아서 두줄요약;)

 

 
남주는 멧 데이먼, 여주는 스칼렛 요한슨 되시겠다.
살찐 멧 데이먼은 아무리 봐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싱크로가 쩐다
(같이 본 아이가 멧데이먼이라고 하기 전까지 나는 사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인줄알았닼ㅋㅋㅋ)





 

사실 요 영화에서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는 딸내미 로지.
상심에 빠진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조숙한 모습부터,
동물을 발견하고 꺄르르 천방지축인 아가다운 귀여운 모습까지
두루두루 잘 소화해내는데 보는 내내 아빠미소 ㅎㅎ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이 자주 잡혀서 흡사 동물원에 온 느낌이었다.




눈빛이 그윽하다.


'무조건적이며 계산없이 순수한, 진심으로 소통하는 관계란 정말 존재할까?'

이 영화에서 정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람-사람'의 관계보다 '사람-동물'의 관계가
더 솔직하고, 한결같고, 진실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극중 스칼렛요한슨과 엘르패닝의 대화에서
동물이 아무리 좋아도 priority는 인간 쪽이지! 라는 대사가 있는데,

글쎄............? 예전에 김수경님께서(내첫포스팅에 니가등장할줄은;;) 정의해주셨던
'관계 자체에 몸을 던지는 것'
'어린 아이의 순수하고 의심없는 마음으로 표현하는, 온몸으로 안기는 감정'
은 어쩌면 동물과의 관계에서 더 수월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그래서 나도 애완멍멍이나 애완냥이를 키워볼까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별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ㅠㅠ

 



심지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자세한 이야기는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1273&page=1 참조


 


여튼 열정과 사랑, 협동과 조화, 자연과 인간 등
다양한 예쁜 가치의 조각들이 오밀조밀 잘 모여있는 따뜻하고 마음푸근한 영화였다 


상영관이 그렇게 많지 않고 흥행 여부는 잘 모르겠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번주에라도 영화관에 방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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