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대후문 필름포럼에서 첫 영화감상.

장점을 말하자면

1) 연대, 이대에서의 접근성이 괜찮음. 버스도 이대후문 정거장에서 내리면 바로 옆임.

(제시카키친 바로옆!)

2) 광고 없음. 엔딩크레딧 올라갈때까지 불 안킴.

3) 저렴한 가격(6천원). 매달 1매씩 티켓 제공하는 그린회원(?)인가는 연회비 5만원. 싸다.

단점은..

1) 역시나 영화티켓은 영수증 ㅜㅜ

2) 상영중인데도 포스터 없는게 좀 있음

3) 상영관이 작다보니 약간 빔프로젝트 틀어놓고 골방에서 영화보는 느낌 ㅋㅋ
나쁜건 아닌데 뭔가 밋밋할 수 있다. 뭐 이건 공간 자체의 한계. 이런 사이즈의 공간이니 유지가 되겠지.


2. '코엔 형제' 특유의 수많은 메타포의 해석에 대해서는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3304029&code=89627&pointAfterActualPointYn=N&pointAfterOrder=sympathyScore&pointAfterPage=1&pointBeforeInterestYn=&pointBeforePage=1&reviewOrder=&reviewPage=1#tab 참조.


3. 음악영화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했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하고 좋았다.
어거스트 러쉬부터 원스에 이르기까지 가수로서의 '성장'과 '성공'에 초점을 맞추면서
결국 가수는 뭔가 별처럼 빛나는 존재고 노래는 모두의 심금을 울리는....ㅋㅋ
승리로 귀결되는 스포츠 영화에서처럼 그 나름의 감동을 자아내기는 했지만
어쩌면 그런 영화의 감흥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감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도 모른다.

영화 이면의 세계를 영화로 보여준 느낌. '현실은 영화와 다르잖아'라는 명제를 부수는 영화.
이 영화야말로 현실이다.


인용하자면

'영화는 기적들의 어색한 연결보다는,
일상의 통찰력있는 연결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공감.

시카고 오디션 장면에서도
미소를 지으며 선율에 빠져 있다가
'이 노래는 돈이 안되겠는걸' 이런 대사를 접할때의 가슴 쿵한 순간은
모두가 박수치고 모두가 환호하는 광경에서 느낄 수 없는... 먹먹함으로 다가온다.

4. 워낙부터 존메이어나 김광석 같은 포크송 싱어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60년대' 포크송은 처음 접해보는데
올드한 느낌은 조금 있지만 편하면서도 찐득한게 너무 좋다 ㅜㅜ

영화 자체가 대단한 메세지나 플롯이 있는게 아니라 음악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기타 선율에, 포근한 목소리에 정신을 맡기는 것 만으로도 몽글몽글 충분한 힐링 ㅜㅜ 

five hundred miles 진짜 좋음!!
(https://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T9yPd5nQJNc)


5. 마성의 캐리 멀리건 ㅜㅜ 위대한 개츠비에서 데이지도 진짜 야무지게 잘 소화해냈는데 여기서 여주인공 '진'도 엄청 매력적이다. 말갛게 수수하게 멍한 표정에서 욕을 찰지게 내뱉는데 뭔가 설렌다 ㅋㅋ


6. 흘러가는 삶에 지칠 때도 많다. 모두가 성공을 거머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고단하게 노력하지만 아무 대가도 받지 못한다. 여기가 아닌가 싶어 저기를 가봐도 마찬가지이다. 고양이조차 쉴 곳이 있는데 뚜렷한 거처 없이 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결국 나는 지쳤어!! 를 선언하고 남겨진 초라한 선택지를 택하는 것, 어쩌면 그게 '현실의 자각'이고 '어른이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뮤지션이라고 저녁 식사의 흥을 돋우기 위해 아무데서나 노래하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프로답게 목에 핏대 세워가며 자존심 세우고, 작은 밤무대에서나마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줄 때의, 뮤지션으로써의 그의 모습이 제일 멋지다. 삶이 워낙 고되기 떄문에 양보해야 하는 지점도 있지만 그만큼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이 있다. 남루한 옷차림에도 남의 집 소파를 오가는 삶 속에서도 그가 그렇게 초라해보이지 않았던 것은 그런 열망, 총기에 찬 눈망울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선원 일을 얻으면 고정된 수입은 있을지언정 그는 훨씬 초라해보이리라고 감히 예상한다. 나를 빛나게 하는 일을 찾는 것. 그 가운데서도 일상과의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 무서울 정도로 모순인 이야기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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