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from 일상 2021. 1. 3. 00:55

@취다선리조트, 제주도

명상을 하다 보니 단 5분도 나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미간에, 턱에, 손끝에 감각을 집중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해왔고 앞으로 해야할 일들, 나를 스쳤던 많은 사람들, 못내 걸리는 몇몇 감정들, 아쉬웠던 순간들이 쉴새없이 머리를 휘젓고 다녀서 자꾸 생각이 흐트러진다. 

외부의 방해 없이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나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에 대해 새삼 깨닫는 시간들.

좋아하는 문체의 글은 아니지만,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조금 옮겨봄(CHUIDASUN GUIDE - 내면을 향한 여행 중 인용).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아래 문장마저 오글거리거나 역겹게 느껴진다면 다시 자기혐오가 스스로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일테니...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나를 돌보는 시간을 반드시 가질 것!

취다선의 아침 - 나에게 보내는 사랑의 헌장

나는 이 광활한 우주에 단 하나 뿐인 귀한 존재입니다.

세상은 나를 비추는 거울
나 반듯한 모습을 내 안의 나에게 비출 때
나는 세상으로부터 당당하며 떳떳합니다.
이런 나 자신을 나는 늘 아끼고 보살핍니다.

아침의 잠에서 깨어난 나는 "반가운 사람, 잘 잤어요? 그대를 환영합니다"
나의 몸과 영혼에게 속삭여 인사하지요.
나는 사랑이며, 자비이며, 아무런 조건 없는 무엇도 바라지 않는 마음,
본래 본시 순수한 영혼이며 몸입니다.

창을 활짝 열고 아침의 새로운 공기를 맞아들이며 상쾌한 기분을 느껴봅니다.
아침에 만나는 차는 녹차입니다.
선가(禪家)에서는 차와 선이 같다고 하여 선다일여(禪茶一如)라 한답니다.
이 따뜻한 차가 내 몸으로 들어와 세포가 이완되고 뇌가 깨어나며 맑아집니다.이 기운을 빌려 나는 나를 만납니다.

코끝에 마음의 눈으로 의식을 모으로 호흡을 시작하지요.   들숨, 날숨, 들숨, 날숨..
단순한 이 동작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
몸과 마음의 이완 속에서 나의 호흡은 가지런해지고 고요함에 깊어집니다.
이윽고 내 마음은 잔잔한 호수처럼 평온함을 느낍니다.
그 평온함 속에서 환한 미소 기쁨이 샘솟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조용히 나에게로 돌아와 저녁의 잠자리에서 나는 내게 또 이렇게 속삭입니다.
오늘 참 수고 많았어요!

이 밤 기분 좋은 꿈을 부탁합니다.
따스하여 편안한 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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