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든 과시적 소비이든 지적 호기심이 되었던 간에,
최근 몇년간 우리 나라에서 미술이나 음악 분야의 전시회 및 공연이 활발하게 열렸던 것이 사실이다.
평범한 대학생도 한번쯤은 고흐전 루브르전 오르셰전에 발길을 옮겨본 경험이 있을 것이고,
클림트의 '키스'니 모네의 '수련'이니 하는 작품도 다들 어느 정도는 눈에 익을 것.


하지만 이러한 단편적 지식 및 경험은 증가하는데 반해
이를 체계적으로 엮어줄 통사적인 관점은 대체로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일 것이다.
나또한 미술관이나 공연장을 즐겨 찾는 사람 중에 하나였지만,
하나의 작가로, 하나의 작품으로, 한 시대를 뚝 떼어낸 기획전으로 접한 경험은 많았어도
이게 어떠한 배경, 어떠한 상황에서 쓰였는지에 대한 통찰은 거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어느 정도 예술 작품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것이 '예술사' '미학사' 등이 될 것이다.
머리 속 흩어져있던 점들 사이에 선을 그어주는 역할을 하며, 
작품과 작가의 맥락, 시대적 요구 및 배경 등의 지식 축적을 통해
문화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 손색이 없는 책이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이 어떠한 사회적 경제적 배경에 따라 변화 발전되어왔는지
짧은 테마별로 끊어서 나름대로 이해하기 쉽게 잘 서술된 책이다.
물론 작가가 말했듯 '여전히 서양 위주의 역사 기술이라는 단점을 벗어나지 못했고'
다루는 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라 - 미술, 음악, 문학 등을 두루 다루다 보니 -
디테일한 부분은 떨어지는 감도 있지만,
지금까지 축적된 자신의 예술적 경험 등을 잘 대입하여 꼬치 꿰듯
하나의 맥락으로 예술사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나름대로 의미있는 독서 과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두껍고 쉽지 않은 책이지만, 재미나게 읽은 책. 칼라 삽화도 군데군데 삽입되어 있어 시각적 즐거움도 준다.


이미혜, 열린 책들, 2012. 01. 25, 533pag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