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퀸(2012)

from 영화 2012. 1. 29. 13:09

댄싱퀸(2012)
by 이석훈 / 황정민, 엄정화

2012. 01. 21 @ 아리랑시네센터

★★★



사실 이런 뽕삘 가득한 영화는 내가 가장 비선호하는 부류 중 하나이다.
이 영화를 본 것이 설연휴가 아니었다면, 아빠의 강력한 요청이 아니었다면 절대 보지 않았을 영화 중 하나.

특히 이석훈 감독의 전작 중 하나인 '방과 후 옥상' 이런건
내 인생 최악의 영화 리스트에 들어있을 정도라 정말정말 아무런 기대도 되지 않았다.
황정민 엄정화면 그냥 무난 무난 하겠구나........... 그저 그런 설날 영화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ㅅ- 이런 표정을 짓고 영화관에 갔었다.



 

 어우 포스터...... !!!!

포스터보고 영화보기 싫어서 그냥 집에서 더잔다고 할까 에라 하고 보러 들어갔다.
 
 대충 줄거리는
http://kmk2qqj.blog.me/10129930679 요정도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복기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 링크로 대체.

참고로 주인공은 고대법대(ㅋㅋㅋ하필ㅋㅋ)나왔는데
돈못벌어서 처가에 찌질대는 변호사 ㅠㅠ
뜨끔했음ㅠㅠ 공부열심히하자....
 

 

이 영화의 미덕은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하고 일반적인 소재를 나름대로 맛깔스럽게 버무렸다는 점이다.

특히 시의성 있는 여러 테마(시장선거, 슈퍼스타k)를 하나의 스토리로 잘 녹여냈다는 점은 칭찬할 만 하다.
각각의 소재를 따로 놓고 보면 식상하기도 하고 진부하지만,
그것들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조화를 이루니 나름 맛있는 비빔밥같은(?) 영화가 되었다.

군데군데 나름대로 개그포인트도 있고, 사소한 웃음소재도 많아서 영화관 분위기가 시종일관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이런 성공의 원동력은 바로 이 두 배우에게서 나온다.

황정민은 여러 전작에서도 거의 캐릭터에 녹아들다시핀한 자연스러운 연기로 자주 호평을 이끌어내곤 했는데,
이번엔 특히나 더 어울렸다.
이미지는 살짝 촌스럽지만 연기 자체는 누구보다도 세련되었고,
무엇보다 저 웃음!! 위 사진처럼 선량하게,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웃음을 지닌 몇 안되는 배우중에 하나가 아닐까.

엄정화도 '실제로 저럴 거 같다'는 왕년에 좀 놀던 아줌마 느낌 + 나름 섹시가수출신의 실력을 잘 살린 것 같다.

 

엄정화의 섹시댄스(??)는 자주 클로즈업되었지만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름 굴욕없는 몸매에서 엄청난 자기관리가 느껴졌다...........

 하지만 누나 전 그시간에 차라리 현아 트러블메이커 뮤비를 보고싶었다면 누나가 좀 슬프겠죠?
제법 비중이 할애된 '댄싱퀸'의 공연 영상은
요즘 좋은 영상물을 많이 접하는 20대 남성들에게는 그렇게 유쾌한 시간이 아닐 수도 있겠다.


 

사실 영화의 전개는 굉장히 뻔하고, 반전따위 거의 없고,
그냥 예정된 수순에 따라 예상된 감정에 호소한다.

 하지만 왜 그런거 있잖아,
꼭 서프라이징이 아니어도, 예상한건데 막상 받으면 감동적인 선물이나 이벤트같은 느낌?
이타이밍에서 이렇게 나오겠지 싶었는데 막상 그렇게 나와주니까 고맙고 짠한 느낌?
그게 '에이~ 역시~ 뻔해' 이런 감정과 '*_*' 하는 감정은 정말 한끗 차이인데,
거기서 나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이 영화 자체가 나름 잘만들어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억지가 없고,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적당히 착한 결말이라는 점에서
크게 눈쌀찌푸리지 않고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관에서 봐서 돈 아깝지 않은 영화의 마지노선.

기대치가 0이었어서 그런지, 나름 괜찮게 본 영화다.
놓쳐서 아쉬울거까진 없고, 딱히 뭐 없으면 봐도 괜찮겠다. 
,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We bought a Zoo, 2011)
by 카메론 크로우 / 멧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엘르 패닝, 메기 엘리자베스 존스

2012. 01. 21. @신사역 브로드웨이시네마


★★★★☆


요즘 내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1) 보고나서 행복한 영화를 보자
(불편한 진실/사회상황을 외면하고자 하는 소시민의 발악)

2) 덜 자극적인 영화를 보자
(calmly + easygoing이 키워드인 요즘 내 삶)

3) 소재가 신선한 영화를 보자
(25년만에 너무나 많은게 식상해져 버렸어 ㅠㅠ)

요 세가지 정도인데, 이 영화는 이러한 기준들을 아주 잘, 거의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영화였다.





 



 아내가 병으로 곁을 떠나고, 남겨진 가족의 삶은 엉망진창이 된다.

하던 일마저 때려친 채 거리 구석구석 담겨있는 아내의 흔적에 방황하는 남편,
고독과 반항심이 뒤섞여 마음을 잡지 못한채 학교에서 쫓겨나고, 병적인 스케치에 몰두하는 아들.
달나라 옥토끼의 존재를 믿어 의심치 않는, 조숙한듯 철없는 귀염둥이 막내딸까지.

아내의 흔적을 지워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벤자민(=남편=멧데이먼)은 집을 옮기기로 결심,
그렇게 해서 옮기게 된 집은 심지어 동물원이 딸려있는 엄청난 곳!! 
(;; 집이 동물원에 딸린게 아니라 동물원이 집에 딸려있;;)


폐장 상태이고 폐허에 가깝던 동물원을 성공적으로 구해내면서
동시에 위기에 처해있던 가족이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가슴 따뜻한 영화다

(줄거리쓰기 귀찮아서 두줄요약;)

 

 
남주는 멧 데이먼, 여주는 스칼렛 요한슨 되시겠다.
살찐 멧 데이먼은 아무리 봐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싱크로가 쩐다
(같이 본 아이가 멧데이먼이라고 하기 전까지 나는 사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인줄알았닼ㅋㅋㅋ)





 

사실 요 영화에서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는 딸내미 로지.
상심에 빠진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조숙한 모습부터,
동물을 발견하고 꺄르르 천방지축인 아가다운 귀여운 모습까지
두루두루 잘 소화해내는데 보는 내내 아빠미소 ㅎㅎ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이 자주 잡혀서 흡사 동물원에 온 느낌이었다.




눈빛이 그윽하다.


'무조건적이며 계산없이 순수한, 진심으로 소통하는 관계란 정말 존재할까?'

이 영화에서 정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람-사람'의 관계보다 '사람-동물'의 관계가
더 솔직하고, 한결같고, 진실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극중 스칼렛요한슨과 엘르패닝의 대화에서
동물이 아무리 좋아도 priority는 인간 쪽이지! 라는 대사가 있는데,

글쎄............? 예전에 김수경님께서(내첫포스팅에 니가등장할줄은;;) 정의해주셨던
'관계 자체에 몸을 던지는 것'
'어린 아이의 순수하고 의심없는 마음으로 표현하는, 온몸으로 안기는 감정'
은 어쩌면 동물과의 관계에서 더 수월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문득 든다.

그래서 나도 애완멍멍이나 애완냥이를 키워볼까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이별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ㅠㅠ

 



심지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자세한 이야기는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1273&page=1 참조


 


여튼 열정과 사랑, 협동과 조화, 자연과 인간 등
다양한 예쁜 가치의 조각들이 오밀조밀 잘 모여있는 따뜻하고 마음푸근한 영화였다 


상영관이 그렇게 많지 않고 흥행 여부는 잘 모르겠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번주에라도 영화관에 방문해 보시길^^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Grace of Monaco, 2014)  (0) 2014.06.23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2013)  (0) 2014.03.16
몽상가들(The dreamers, 2003/2014)  (0) 2014.03.09
소원(2013)  (0) 2013.10.05
댄싱퀸(2012)  (0) 2012.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