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yoto

from 일상 2023. 9. 25. 18:11

나는, 첫날부터,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앞으로 2년간 이 곳에 머무를 수 있다니 꿈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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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 원문: https://law.kyoto-u.ac.jp/cms/uploads/sites/3/2023/09/0_r6_doctor-2.pdf

출원자격심사신청서: https://law.kyoto-u.ac.jp/cms/uploads/sites/3/2023/09/6_r6_doctor_shikaku.pdf

수험자격심사신청서: https://law.kyoto-u.ac.jp/cms/uploads/sites/3/2023/09/7_r6_doctor_jukenshikaku-1.pdf

실무경험보고서: https://law.kyoto-u.ac.jp/cms/uploads/sites/3/2023/09/8_r6_doctor_jitsumukeiken.doc

외국인특별선발 대상(석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석사학위 보유자)에 해당하지 않아서, 일반전형(사회인특별선발)에 지원해야 하는 상황.  일정 엄청 촉박한데... 큰일났다.

. 출원자격 심사(사회인특별선발 출원자: 2023년 10월 27일 오후 5시까지 담당자 방문 제출)

1. 출원자격심사신청서

2. 졸업증명서

3. 재직증명서: 재직기간이 명시되어야 함(양식 자유)

4. 실무경험보고서

5. 기타: 석사학위 보유자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업적, 자격, 사회에서의 활동 실적 등을 증명하는 서류 등

→  2023년 11월 17일 이후에 수험자격 심사 결과 통지

. 수험자격 심사(사회인특별선발 출원자: 2023년 10월 27일 오후 5시까지 담당자 방문 제출)

1. 수험자격심사신청서

2. 재직증명서

3. 실무경험보고서

4. 증명서: 석사과정 또는 전문직학위과정의 수료증명서

→  출원자격 심사시 2, 3의 서류를 제출한 자는 다시 제출하지 않아도 됨

→  2023년 11월 17일 이후에 수험자격 심사 결과 통지

→ 심사기준: 외국에서 교토대학교의 전문직학위과정에 상당하는 과정을 수료한 자로서, 입학시 2년 이상의 법학 관련 고도전문직 실무경험을 보유할 것

. 출원절차(사회인특별선발 출원자: 2023년 12월 1일 오후 5시까지 도착하도록 우편 제출)

1. 필요서류

(1) 입학원서

(2) 사진표, 수험표, 4cmX3cm 사진 2매

(3) 연구계획서: 일본어 2천자 정도

(4) 증명서 →  수험자격 심사시 제출했으므로 제출 불요

(5) 성적증명서

(6) 입학검정료  →  국비유학생은 면제

(7) 수험표 등 송부용 봉투

(8) あて名票: 성명, 우편번호, 일본 내 주소 기재

(9) 재류카드 사본(양면)

(10) 1만자 이상의 논문(석사논문 포함) 3부: 첫 페이지에 이름을 기재할 것

(11) 제출한 논문의 요지(일본어로 4천자 이내) 3부

(12) 외국어 논문 제출시 일본어 전문 번역 3부

(13) 수험자격 심사 통지서

2. 제출 방법

위 서류를 하나의 봉투를 넣고, 봉투에 "法学研究科博士後期課程編入学願書"라고 기재한 후, 〒606-8501 京都市左京区吉田本町 京都大学大学院法学研究科大学院掛에 우편 발송

3. 선발 방법(사회인특별선발, 2024년 2월 13일 화요일 또는 14일 수요일 진행)

(1) 1단계: 제출한 논문 및 연구계획서 심사(2024년 1월19일까지 결과 통지, 수험표 동)

(2) 2단계: 제출한 논문 연구계획서, 지망하는 전문연구분야 및 과목의 식견에 대한 면접

 

[확인 필요 사항]

- 2.出願資格 (2) 外国において、本学大学院の修士課程又は専門職学位課程に相当する課程を修了した者及び令和 6 年 3 月 31 日までに修了見込みの者 해당 여부

- 각 증명서 영문 or 국문/일문 제출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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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SENS - downwithyou

from 음악 2023. 9. 17. 18:56

 

 

그래서 네 목푠 뭔데?
지금 와선 잘 모르겠대, 일단 돈이나 벌재
그래, 뭐, 딱히 틀린 말도 아니네, 돈이 최고지
다른 뜻 있어 한 말 아냐, 돈이 최고지
넉넉히 챙겨 놓고 생각해보자
언제든지 엿 같아지면 바로 떠날 수 있게
모아둔 것들 다 편도 티켓
같은 돈이면 서울보다 몇 배 더 큰 집에서
춥지 않은 겨울을 보내고 서울보다는 훨씬 더 조용한 새벽
물론 가끔은 잠이 없는 홍대, 강남, 이태원이 그립겠지만
편한 잠을 얻을 것 같아서
이건 딴 데 안 살아본 놈의 상상이지

사실 아직까지 못 받아들인 몇 가지 때문에 그냥 하는 소리고
난 여기서 끝장을 보긴 해야 해. Baby, I'm down with you

어, 나 잘하고 있어 엄마
어제 하룻밤 동안에 거의 2천만원 벌었어
엄마 아들 생각보다 잘 나가
내가 알아서 잘할 거라고 말했었잖아
서른즘에 짬밥 얘기하고
내 어릴 때 생각대로 그딴 건 의미 없었네
소신은 선택이고 성공은 좀 다른 문제
냉정히 봐서 안 흔들린 적 없던 믿음
그래도 기본이 없는 새끼는 곧 무너져
그러니 할거 해 너무 많은 얘길 듣는 것도 좋지 않아
내 계획에 대해 의심을 걔네보다 많이 한 건 나였었는데, 해냈네
가만히 앉아 영원하길 바랄 순 없지
뱉어놓은 말은 무거워져 가만 놔두면
아들, 어떻게 되든 간에 겸손해라
엄마, 근데 요즘은 겸손한 게 더 손해야

Yeah, 멋진 일이지. Rapper들이 갖고 가는 rap money
Dok2가 열여섯 때부터 말해온거지.
스물한 살 때 내 공연 페이는 돼지고기
이젠 다른 데다 다른 것들을 채워 넣지
2001년 타이거 J said 'Good Life'
그때 그가 말한 그 삶은 어떤 거 였을까?
난 지금 설레임의 정도와 종류. 그 둘 다 달라져 있어
그런데 심야가 뱉는 말은 날 같은 듯 다른 델 데려가, 얜 최고야
누구보다 기대해, 이 새끼의 career high
우린 어쩌면 다 비슷한 말을 하는 건가
Love is not enough 혹은 사랑이 모든 것
완벽한 건 아직 못 본 거 같아
내가 쫓던 것 중에 몇 개는 얻었어
뭘 더 보게 될지, 난 그 여자가 보고 싶군
이런 얘긴 그냥 딴 데다 치워 놓구

 

괴로운 시간을 살 때 역지사지하고 자기 반성하는 건 좋은데, 화살이 자신에게로만 향하면 이중고를 겪기 쉬운 것 같다. 나한테 화살이 향했을 때 아파하기만 하다 결국 무너지면 좋은 인생이 아닐 것이다. 그간에는 무너지다 다시 불쑥 일어서고, 좀 들쑥날쑥한 편이었 다. 가까운 사이인 XXX의 심야와 이런 이야길 했다. 음악이 인생의 전부가 되는 것만큼 별로인 게 없다고. 나는 사실 앨범이 잘 안 되면 내 인생도 안 풀릴 것 같다는 생각에 다소 사로잡혀 있고, 앨범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봐야 인생이 정리될 것만 같다. 내 인생이 먼저고, 음악이나 일은 다른 문제인데. 이번 앨범을 세상에 내놓고 나면 비로소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좀 변화할 것 같다는 기대가 있다. 음악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여야 한다. 이번 앨범이, 나의 어떤 ‘끝’이다.

그동안의 당신을 기록한 다큐 <I’m Good>을 보니 ‘클래식’을 남기고픈 열망과 고민, 창작자에게 당연히 따르는 부담과 조금은 덜어내도 되는 부담이 다 읽히는 것 같았다. 자기 점검도 심한 스타일 같은데. 원래부터 그런 인간이었나? 내가 피곤한가?(웃음)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이긴 하다. 거기에 내가 굳게 믿고 있던 세계가 박살나는 경험을 두어 번 하면서 더욱 그런 인간이 된 듯하다. ‘랩을 잘하면 인기를 얻고, 인기를 얻으면 돈을 번다, 그럼 행복해질 것이다.’ 어릴 때부터 단순하게 믿던 이 세계가 박살이 난 후, 그게 내 탓인지 남 탓인지 자문 해보니 내 탓이 큰 것 같았다. 하나의 이상을 굳고 단순하게 믿고 있으니까 깨지기도 쉽달까? 그런 시절을 지나 이제는 ‘저거 가짜야, 쟤들 연예인이야’ 하던 대상과 내가 뭐 그렇게 다른가? 할 정도는 됐다.

말이 많고 말에 갇힌 게 사실이라면, 당신이 관념에 몰입한 탓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몰입으로 인해 음악 하는 삶에 대해서 더 납득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나? 내가 무슨 자격으로 힘든 인생을 노래하나 싶을 때가 있다. 결국은 누워서 고민하다 머리 굴려 만든 음악을 작업 하는 인생 아닌가, 그게 뭐 대단하다고 고통을 보상받으려 하나 싶고. 우리 누나를 보면 느낀다. 은행에서 일하는데, 늘 어깨가 꽉 뭉쳐 있다. 애도 키워야 한다. 누나는 야근하는 날이면 몇 시간 자지도 못 하고 다시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까지 작업한 날에는 다음 날 2시에 일어나도 되는 내가 인생의 고통을 이야기한다고? 돈은 소방관 같은 사람이 제일 많이 벌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가끔 음악을 듣더라. 일단 일하자 하면서 누르고 지나쳤던 감정을 음악을 통해 되살리거나 풀기도 하면서. 우리처럼 누르기보다 자주 표현하고 사는 직업의 사람들은 사실 상대적으로 개운한 거다. 그러니까 자극도 더 빨리 받고, 조금만 뭐가 따가워도 너무 따갑게 느끼고. 그게 바로 음악이 아닌가 농담처럼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그 음악이라는 것을 잘 만들어서, 누군가에게 의미 있을 3분을 주자…. 그게 내 직업의식이라면 의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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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마을

연차를 쓰고 조우한 공간과 시.
(연차를 쓴 날 저녁에 출근해서 이러고 있는 것은 마지막 남은 책임감인가, 극단적인 회피의 양태인가?)

리스본 27 체 담배 사용법

(전략)
눈을 뜨고 커튼을 열자 산허리에 안개가 자욱했다
분명 아침인 것 같은데 점점 어두워지는 풍경들, 하얀 눈밭 위로 소리 없이 바람들이 몰려다니고 나는 침묵의 중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움이 속된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청춘이다 지난 내 감정의 우듬지에서 말없이 흔들리며 서서히 피어오르던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단 한 대의 기타도 지니고 있지 아니하였고 부를 만한 노래도 기억나지 않았으므로 그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사물들에게 담배 연기의 연주를 들려주었을 뿐이다
어디서부터인지 알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고통스러운 감정의 근원이 알고 싶었지만 나는 침묵의 중심에 가만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연거푸 두 대의 담배를 피우고 나자 다소간의 현실감이 밀려왔다
지난밤의 숙취, 지난 세월의 숙취들, 나는 문득 아득한 현기증에 사로잡혔다
지난 숙취의 날들 속에서 내가 무수히 내뱉었던 말들이 뽀족한 화살이 되어 내 심장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녀의 사랑 앞에서 나는 무엇을 했던 것일까, 내가 그녀를 사랑했다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최선을 다해 그녀에게 헌신했지만 사실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사랑을 모르면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사랑에 있어서 남자는, 여자는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것일까
내가 바라보는 유리창 밖은 어느새 캄캄하게 어둠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다시 커피를 마시고 오래간만에 장을 보러 나갈 준비를 했다, 나에겐 지금 몇 병의 술과 조금의 양식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마트에 들려 쌀 한 포대와 내가 즐겨 마시는 몇 병의 술을 사들고 돌아올 것이다
리스본 외곽에 위차한 나의 숙소를 서서히 어둠이 서서히 점령해오고 있었다, 멀리서 누군가 부르는 파두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현실감이 없었다
창밖은 온통 어둠뿐인데 왜 나는 백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일까, 사흘 밤낮을 퍼부었던 눈발이 녹지 않았기 때문인가
나는 음악을 몇 개 구해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음악을 틀어놓고 그냥 그렇게 하염없이 이 겨울을 날 것이다, 커튼의 안과 밖에서 미풍과 광풍이 교차하며 불어갈 것이다
그러나 끝내 나는 침묵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다
다만 넉 장의 흑백사진을 말없이 바라보면서 근원을 알 수 없는 나의 고독은 그렇게 무르익어갈 것이다
그것이 다인 것이다, 무엇이 더 있겠는가, 무엇이 더 있을 수 있겠는가
(중략)
저녁에 일어나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말고 어두워지는 눈 덮인 들판을 바라보다
시차에 적응할 수 없는 나날들의 현기증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오며 바라본 밤하늘엔 초저녁 별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떠 있다
고독을 생산하는 공장이 이다면 바로 이곳일 것이다
나는 이 공장에서 열심히 고독을 생산하는 노동자인 것이다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소설을 읽다
그의 소설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면서도 뭔가 가슴 한쪽에 찡한 울림을 준다
경쾌한 발언 뒤에 숨어 있는 무수한 슬픔의 개인사, 날씨들의 세계사
저녁 겸 아침을 든든히 먹고 커피 석 잔 담배 넉 대, 다시 작업 시작
이곳의 기온이 드디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졌다

그래도 밤하늘의 별들은 얼어붙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나도 언젠가 저 별들과 함께 허공을 따라 나의 길을 가겠지만 지금은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창 밖의 어둠을 보며 날씨의 세계사를 적어나가는 밤

고독은 꾸준히 생산되지만 아무도 고독을 소비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음악은 재활용 중이고 시는 여전히 탄생 이전

(후략)

 

봉쇄 수도원

(전략)  

푸른 전등의 새벽. 이 푸른빛은 어디서 오는가.

고요한 침묵의 사다리를 타고 나의 다락방으로 스며드는 이 새벽의 전원은 어디서 오는가

그러니까 이건 실제적인 것이다.

아무리 봉쇄해도 봉쇄할 수 없는 내면의 푸른빛

나의 글은 그 푸른빛에서 와서 태양이 불을 밝히는 시각에 사라진다

목이 마르고 열어둔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작은 화분의 푸른 잎들을 스치며 지나간다

(중략)  

태양이 사라진 지구의 한편에서 달의 전구를 밝혀 놓고 고요히 밤을 적어나간다.

밤은 태양이 남겨둔 기억의 그림자. 그림자를 밟으며 고독하게 유령이 걷고 있다

(중략)

가출 혹은 여행의 삶.

희미한 공기처럼 세계의 골목을 떠돌다 끝내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죽으려 했던 나의 꿈이.

이렇게 상처 입은 짐승처럼 내면의 푸른 기억을 적어나가는 새벽이면

가장 먼 곳에서 반짝이며 나를 부르는 골수분자 같은 삶. 질기고도 비린 유전자의 집.

나는 유령이었고 사는 동안 나는 끝내 유령일 테지만

새벽 네 시 나는 드디어 나에게 갇힌다. 봉쇄 수도원. 그러니까 이건 실제적인 것이다

 

체 게바라가 그려진 지포 라이터 관리술

너무 많은 커피!

너무 많은 담배!

 그러나 더 많은 휴식과 사랑을!

 더 많은 몽상을!

 

톰 웨이츠를 듣는 좌파적 저녁

(전략)

네 목소리엔 집시의 피가 흘렀지, 오랜 세월 길 위를 떠돈 자의 바람 같은 목소리

북구의 밤은 깊고 추워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노래를 듣던 사람도 모두 부랑자 같았지만 아무렴 어때 우리는 아무것도 꿈꾸지 않아 모든 걸 꿈꿀 수 있는 자발적 은둔자였지

생의 바깥이라면 그 어디든 떠돌았지

시간의 문 틈 사이로 보이던 또 다른 생의 시간, 루이 아말렉은 심야의 축구 경기를 보며 소리를 질렀고 올리비에 뒤랑스는 술에 취해 하염없이 문밖을 쳐다보았지

삶이란 원래 그런 것 하염없이 쳐다보는 것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며 노래나 부르는 것

부랑과 유랑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여전히 모르지만 두고 온 시간만은 추억의 선반 위에 고스란히 쌓여 있겠지

죽음이 매순간 삶을 관통하던 그 거리에서 늦게라도 친구들은 술집으로 모여들었지

이탈리아 양아치 탐정 파울로 그로쏘는 검은 코트 차림으로 왔고 콧수염의 제왕 장 드 파는 콧수염을 휘날리며 왔지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시였고 움직이지 않는 모든 것들의 내면도 시였지

기억하는지 톰, 밤새 가벼운 생들처럼 눈발 하염없이 휘날리던 그날 밤 가장 서럽게 노래 불렀던 것이 너였다는 것을

죽음이 관통하는 삶의 거리에서 그래도 우리는 죽은 자를 추모하며 죽도록 술을 마셨지

밤새 눈이 내리고 거리의 추위도 눈발에 묻혀갈 즈음 파울로의 작은 손전등 앞에 모인 우리가 밤새 찾으려 했던 것은 생의 어떤 실마리였을까

맥주 가게와 담배 가게를 다 지나면 아직 야근 중인 엥겔스의 공장 불빛이 빛나고 마르크스의 다락방에서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빛 아래서 누군가 끙끙거리며 생의 선언문 초안을 작성하고 있었지

누군가는 아프게 생을 밀고 가는데 우리는 하염없이 밤을 탕진해도 되는 걸까 생각을 하면 두려웠지 추웠지 그래서 동이 틀 때까지 너의 노래를 따라 불렀지

(후략)

 

- 그의 시는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읽어야 한다. 새벽 서너 시쯤 혼자서 중얼중얼 소리 내야 한다. 박정대 시인(49), 그의 얘기다. “오전 10시 은행 창구 앞에 앉아서 내 시집을 읽으면 현실의 모든 걸 포기하고 죽고 싶거나 ‘이게 뭐야’ 하면서 시집을 쓰레기통에 집어넣을 거다. 밤에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서 술도 한잔했고 잠도 안 오고 뭔가 보고 싶을 때 시집을 펴면, 박정대가 쓴 게 아니고 내(시를 읽는 이)가 쓴 것 같다는 느낌이 들 거다.

- 내가 쓰는 시에는 눈에 보이진 않지만 내면에 존재하는 것들이 담긴다. 현실을 무시한 꿈은 현혹일 뿐이다. 내 시를 보면서 위안을 얻고 진짜 현실을 사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나의 시는 내면적 리얼리즘이다.

- 그는 밝은 대낮에는 충실한 직장인으로 생활하다가 퇴근하는 그 순간 ‘나는 글 쓰는 사람이고 시인이다’라는 자의식을 충전시킨다. 일찍 저녁을 먹고 잠들었다가 밤 11시에 일어난다. 온전한 시인의 삶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음악을 듣다가 발동이 걸리는 새벽 서너 시에 시를 쓴다. 글을 쓰다가 고개를 들면 시계가 오전 7시를 가리킬 때도 더러 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스스로 시인임을 의식하지 않으면, 예술가적 감수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평범한 시민이 될 뿐이다. 내가 헌신하는 예술적 시간을 위해서 그 나머지를 희생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한다. 현실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140129/60469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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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숙사 배정

예정보다 하루 늦은 8/23(수) 점심 무렵 발표되었고, 1지망 슈가쿠인(2인실) 당첨!

[기본 설비]
- 냉난방 설비와 급탕 설비
- 인터넷 회선 설비(LAN)
- IH 쿠킹히터
- 냉장고
- 전자레인지
- 세탁기
- 욕조
- 화장실, 침대, 침구 및 가구류

[방 구조]

[공용시설]
- 도서관, 담화실
- 세탁실(건조기 30분 100엔)

[숙박요금]
- 수도세, 인터넷 사용료, 침구 렌탈료 포함
- 전기세 불포함
- 입관시 11,000엔 별도 지불(1회차 숙박료와 함께 청구)
※ 슈가쿠인 전화번호(075-712-9300)

2. 대사관 OT 참석

- 4월 도일자들과 함께 OT 받았던 내용과 대부분 동일.  10월 도일자의 경우 꼭 두번 다  갈 필요는 없음, 단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과 네트워킹 가능하다는 장점은 있음
- 다들 친절하시고, 경험담 나눠주셔서 좋았음.  일본이 생소한 사람들에겐 꿀팁이 많았음
- 일본 도착하면 재류카드 / 계좌 개설 / 건강보험 관련 행정 처리가 급선무
- 교수님께 드릴 선물 챙기기

일이 끝나지/끊기지 않아서, 일본행 비행기 타야 비로소 실감이 나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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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4) - 항공권 수령

from 京都 2023. 8. 20. 12:22

대사관에서 유학 의지에 대한 최종 확인을 구하면서, "각 해당 배치 대학에 출국일  귀국일을 문의하여 작성할 것"이라고 안내하였다.  출국일 결정 및 항공권 발권이 각 대학에서 진행되는 것인 줄 알고,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다소 간의 혼선이 있었다.

결론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비행기 표는 대사관에서 발급하여 메일로 보내줌.  각 학교에 먼저 문의할 필요는 없음
- 10월 도일자 기준으로 8월 16일에 항공권을 수령하였고, 출국일자는 9월 25일(월)임
개강이 10월 2일(월)인 점을 고려하면, 개강일 기준 (i) 발권은 대략 1개월 반 전, (ii) 출국은 1주일 전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음
- 의외로 아시아나를 발권받았고, 아침 이른 시간 인천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임

출국 일정이 확정되니 좀 더 실감이 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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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온전히 나를 잃어버리기 위해 걸어갔다

언덕이라 쓰고 그것을 믿으면

 

예상치 못한 언덕이 펼쳐졌다

그날도 언덕을 걷고 있었다

 

비교적 완만한 기울기

적당한 햇살

가호를 받고 있다는 기쁨 속에서

 

한참 걷다보니 움푹 파인 곳이 나타났다

고개를 들자 사방이 물웅덩이였다

 

나는 언덕의 기분을 살폈다

이렇게 많은 물웅덩이를 거느린 삶이라니

발이 푹푹 빠지는 여름이라니

무엇이 너를 이렇게 만든 거니

 

언덕은 울상을 하고서

얼마 전부터 흰토끼 한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했다

 

그뒤론 계속 내리막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밤이 왔다

 

언덕은 자신에게

아직 토끼가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고요 다음은 반드시 폭풍우라는 사실

여름은 모든 것을 불태우기 위해 존재하는

계절이라는 사실도

모르지 않았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토끼일까

쫓기듯 쫓으며

나는 무수한 언덕 가운데

왜 하필 이곳이어야 했는지를 생각했다

 

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시간은

반으로 접힌다

펼쳐보면 다른 풍경이 되어 있다

 

서울을 빗겨간 폭우가 야속할 만큼, 여전히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흐르고 있는 삶...

빨리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왔으면 하는 마음과, 여름을 계속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
그만 불태우고 싶다는 애처로움과, 아직 불태울 것이 남았다(더 불태울 수 있다)는 자존심, 
가을의 선선함에 대한 동경과, 혹여 선선함을 넘은 추위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이제 날 그만 놓아달라고 늘 생각하지만, 정작 내가 놓지 못하고 있는 모습.  아무도 붙잡지 않았음.

다른 책에 대한 것이긴 하나, Yes24 인터뷰에서 발췌(https://ch.yes24.com/Article/View/54125).
(외람되오나) 결이 비슷한 분이듯..?

지난해 <책읽아웃-황정은의 야심한책>에 출연하셨죠. 그때도 느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시인님은 참 '애쓰며' 사람을 대하시는 것 같아요. 

맞는 것 같아요. 가끔은 그게 스스로도 힘들다고 느껴질 때가 있고 '애쓰지 말자'를 한해 목표로 세울 때도 있는데요. 만난 그 순간에 진심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요. 시간을 들여서 초대해 주시고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주신 것에 진짜 너무 감사함을 느껴서, 그 순간만큼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관계에 있어서도 애쓰는 편인 것 같고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예요. 한 편의 글을 쓸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 주어진 시간 동안은 에너지를 탕진하듯이 쏟아내는 게 습관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서 에너지를 비축해요.

글쓰기는 평생 지속해야 하는 작업이니까 '이렇게까지 전력을 다하면 내가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 힘을 덜 쓰려는 노력을 해야 돼'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당연히 있고요. 지금도 그 거리 조절을 잘 못해서 글 쓰고 나면 한 2~3일 동안 되게 힘들 때도 많아요. 특히, 이번 책에 있는 이야기를 쓸 때 그랬어요. 그냥 가볍게 일상을 스케치한다고 생각하고 접근했으면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요. 자꾸만 저는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가'를 생각할 때 제 기억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재료를 얻으려고 하는 거예요. 

특히, (이번 책에서) 할머니 관련된 꼭지를 쓰고 나서 한 달 동안 글을 못 썼어요. 사실 세 달 정도 걸려서 쓴 글이었는데, 한 문장을 쓰면 눈물이 나고 또 한 문장을 쓰면 눈물이 나니까 '이건 정말 내가 존재를 걸고 쓰는 거구나, 어쨌든 시작했으니 끝을 맺어야 한다' 이런 마음이었어요. 어떻게든 완결을 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어요. 미로 같은 길을 걸어서라도 가장 진실하게 써야 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떤 글이든 제 삶의 조각들이 담기기 때문에, 글 쓰고 난 뒤에 겪게 되는 여운은 늘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제가 감당해야 되는 몫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쓰는 것 같아요.

힘을 빼고 쓰려 해도 도저히 안 되는 글이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신에 일상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애쓰기는 해요. 혼자 산책 많이 하고요. 여유가 있을 때는 동네 엄청 잘 돌아다니고, 지하철 세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까지 걸어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고, 많이 걸으면서 덜어내려고 해요. 그래야 또 앉아서 고요하게 몰두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니까. 균형을 맞추려고 나름 애를 많이 쓰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이 항상 놀라요. 글에서 보는 제 얼굴하고 실제로 만났을 때의 얼굴이 되게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잘 웃고 말수도 많다고 해요. 제 글에서 말도 잘 안 하고 되게 침울할 것 같은 인상을 많이 받으시나 봐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서 인지부조화를 느끼시는 분들도 있어요.(웃음)

다정한 사람이니까 골짜기도 품고 있는 것 아닐까요? 골짜기가 있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다정한 것이고요. 

맞는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날 때 반가움을 느낄 수도 있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어떤 사람이든 만나면 애처로움을 먼저 느껴요. 이 사람이 이렇게 살아있음이 감격스럽고 되게 애처롭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그리고 저한테는 그 사람이 혼자 방에서 등 돌리고 앉아 있을 때의 표정 같은 것, 그 '등뼈'를 상상하는 버릇이 있어요. 그래서 항상 애처롭고 안쓰러워하고...

'어쩌면 부엉이들이 나의 입을 빌려 말하고 싶은 것 아닐까' 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오해하는 걸 수도 있어요.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입을 지운 채로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모든 존재는 그 모양 그대로 세상에 나타난 이유가 있을 테니까. 그런데 저는 입이 없는 그 존재들이 '백지라는 무기'를 가진 제가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감시하는 존재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엄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붙잡아주고 더 진실한 이야기를 쓰게 하는 파수꾼 같은, 저한테는 부엉이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아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입이 없는 채로 나뭇가지에 매달려서 밤이라는 시간 내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응시하고 있는 거예요. 그 눈빛을 저는 모른 척할 수 없고, (부엉이는) 제 안의 가장 진실한 밤의 세계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저를 망치러 온 구원자 같은 느낌이에요.

'나무뿌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어김없이 넘어지곤 하는 나무뿌리가 있죠. 시인님의 나무뿌리는 어떤 건가요?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 앞에서는 번번이 넘어져요. '죽음'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통과 중인 사람들의 얼굴은 제가 귀신같이 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뭐랄까요... 어떤 부재를 경험해서 버티고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저의 나무뿌리인 것 같기는 해요. 모른 척하기가 많이 어렵고요. 그럴 때는 사람들의 신발 같은 걸 되게 유심히 보거든요. 

시인님의 눈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어떤 인상을 받으면 좋으시겠어요?

얘 너무 투명하다.(웃음) 송사리가 살 것 같은 1급수다.(웃음) 저는 맑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해 줄 때 극찬을 받은 것처럼 기쁜 마음이 되는 것 같아요. 글도 그래요. 너무 투명해서 핏줄이 다 들여다보이는 피부 있잖아요, 제 글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맑음에 대한 갈망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맑은 사람이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 같아요. 

안에 가라앉은 게 많아야 맑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한테는 이게 수련이에요. 진흙을 가라앉혀야 눈이 맑아지니까.

생채기라든지 티끌이라든지, 그런 게 없어야 맑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전혀요, 전혀. 나뭇가지도 많이 가라앉아 있고 돌덩이도 가라앉아 있고, 그래야 윗물이 맑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려면 견디기도 해야겠네요.

그럼요. 몰라서 맑은 게 아니라 알아서 맑은 거 있잖아요.

에필로그에 이렇게 쓰셨어요. "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러니 이제 가세요, 당신의 기억으로." 이야기의 바통을 '당신'에게 넘겨주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책이 꼭 직접적인 효용성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 시간을 즐겁게 재미있게 보내는 것만으로도 책은 충분히 그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적어도 이 책만큼은 그 시간을 보낸 뒤에 연결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자들이 자신이 가야 될 방향이나 자신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연결이요. 각자의 기억을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기억은 제가 갈 수 없는 곳이거든요. 

이 책은 금방 읽혔으면 좋겠고, 독자 분들의 기억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세계 안으로 들어가셨으면 좋겠어요. 그곳에 테이블을 놓으시고 가장 먼저 어떤 음식이 떠오르는지, 나한테 가장 내밀하게 또는 의미 있게 남아 있는 사물이나 경험은 무엇인지, 그걸 찾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 강했어요. 진짜 제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고, 도움닫기 판 같은 것이고요. 독자 분들이 각자의 뜀틀을 넘어서 각자의 기억의 세계로 점프해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아래는 인터파크 북DB 인터뷰(https://brunch.co.kr/@bookdb/1354) 중 발췌.

Q “슬프다가 막막하다가 텅 비었다가 잠시, 반짝인다.” 이 시집에 대한 제 소감입니다. 이 막막한 슬픔 속에서 ‘잠시 반짝이는 것’의 정체는 바로 ‘옆’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이 시집을 묶으면서 단 하나의 바람이 있었다면 ‘독자들을 먹먹함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싶다’는 거였어요. 읽었을 때 먹먹해지는 시. 막 시끄럽다가 갑자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같고, 울컥하고, 마음의 막다른 곳에 탁 도착해서 멈추게 하는 시를 쓰고 싶었어요.

‘옆’이라는 곳은 눈앞에 없는 사람의 자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부재는 없는 게 아니라 없음으로 존재하는 것인데, ‘옆’이란 그런 의미에 가깝다는 생각이에요. 이미 흩어지고 사라져버린 것들에게 자리를 주고 싶다는 의미. 하지만 다양하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연대의 의미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무수한 ‘나’의 모습으로 봐도 좋을 것 같고, 죽음의 자리로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삶이 보이는 창’ 2017년 봄호에 김중일 시인이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서평을 써주셨더라고요. 제가 본 여러 서평들 중에서 그 글이 가장 좋았습니다. 호평 속에 한 가지 조언도 있던데요,  “첨예하게 잡아가는 감각의 균형은 그의 뚜렷한 장점이다. 다만 예술의 아름다움은 대칭과 균형에서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차라리 한쪽이 심하게 허물어진 먼지투성이 폐허 속에서 그것은 자주 발견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떠세요? 평소에도 생각하고 있던 부분인가요?

정말 애정 어린 조언이네요. 저도 굉장히 동감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시가 ‘착한 절망’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너무 착하고 너무 올바르다는 거죠. 처음에는 속상했어요. 그때는 시를 예쁘게 잘 쌓아올리는 것에 심혈을 많이 기울였거든요. 그게 시를 쓰면서 힘들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요즘에는 좀 못나 보여도 못남을 인정해주려고, 결벽을 버리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매끄럽게 쓰는 것보다 오히려 못나서 사람 마음을 건드리는 것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Q 안희연 시인에게 시의 촉매는 뭔가요? 무엇이 시를 시인의 밖으로 나오게 하는지.

부끄러움이에요. 인간은 부끄러움을 잃어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부끄러움은 인간에게 최후의 보루 같은 것이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한 그나마 제 삶을 책임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에 대한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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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3) - 기숙사 신청

from 京都 2023. 7. 16. 16:13

2023년 가을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7월 초 경에 교토대학 국제교류 Service Office로부터 아래와 같이 일괄 안내 메일이 온다.

修学院(2인실) - 吉田 - 岡崎 - 百万遍 - みずき寮 - さつき寮 순으로 신청 완료.  

修学院이 2인실이 아니었다면, 吉田 - 岡崎 - 修学院/百万遍 - みずき寮 - さつき寮 순으로 신청했을 것 같다.

吉田가 모든 면[학교 도보 5분, 방 크기(15m2), 단독 샤워실, 신축(2019년)]에서 완벽,
岡崎는 거리(학교 도보 25분) 외에 吉田와 동일한 수준(학교와의 거리를 제외한 입지는 岡崎가 나을 수 있음)
修学院은 거리(학교 도보 3~40분)와 구축(1982년)인 점, (1인실의 경우) 공용 샤워실이 단점,
百万遍은 거리는 좋으나 방이 작아도 너무 작은데다(10m2), 공용 샤워실인 단점,
나머지 외부 기숙사는 급한 마음에 신청하였으나 되어도 걱정 ㅠㅠ 

홈페이지 안내가 3D 미리보기를 포함하여 상당히 잘 되어 있어서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제 기숙사 신청까지 하니까 좀 실감이 나기 시작하네 ㅠㅠ 8월 22일 결과 발표 후 업데이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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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年後期宿入居申請
===================

[スケジュ]

受付期間:0703日~0731 (日本時間)

結果通知:2023/08/22以降

 [申請方法]

本メル英文(上記)に記載のURLにアクセスし、「申請フォム(Application forms)」面の「注意事項(Points to note when applying)」「募集要項(Application Guidelines)」を熟の上、期日までにお申しみください。

なお、宿への入居を希望しない場合は、「申請をキャンセルする(cancel the application)」をクリックしてください。

 [注意事項]

- 期日までに登が完了していない申請は、自動的にキャンセルされます。

- 締切日以降の申請および受付期間終了後の希望容(希望順位や居室タイプなど)の更は一切受付いたしません。

- 完了後は自動的に保護がかかるため、オンラインシステムから容の更はできません。もし希望容を更したい場合は、「問い合わせ(Inquiries)」よりお申し出ください(締め切り前までのみ)。

- 各宿泊施設は居室に限りがあるため、全ての申請者が希望する部屋に入居できるとは限りません。希望者多の場合は、申請容に基づき選考し入居者を決定します(原則、抽選)。また、その結果やむを得ず選外となる場合もあります。

- 入居期間は選考の上決定いたしますので、ご希望通りにならない場合もあります(例:1年入居を希望しても、半年の入居許可になる可能性あり )。また、決定した入居期間は延長できません。

- 入居決定後は、他の宿泊施設や部屋タイプへの更はできませんので、お申しみの際は、施設情報をよくおみください。

 [リンク]

> 際交流館入居申請システムについて

   https://kuiso.oc.kyoto-u.ac.jp/housing/movein_application/

> 京都大学国際交流外部提携宿(留生のみ)

   https://kuiso.oc.kyoto-u.ac.jp/housing/facilities/

> よくある質問と回答(FAQ

   https://kuiso.oc.kyoto-u.ac.jp/resources/fa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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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정리용, 누군가에겐 정보 전달용.

동기들이 하나 둘 떠나는 가운데, 홀로 조금 더 긴 여행을 떠날 준비 중이다.
여러 신변의 변화와 회사에 대한 복잡한 감정 속에서, 정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중.
업무는 내일 새벽으로 미루고, 일단 내 가까운 미래를 정리해 보자.

Ⅰ. 진행 경과

- 2022. 6. 2.: 이메일 접수 접수 마감
- 2022. 6. 8.: 원본 서류 제출 마감
- 2022. 6. 26.: 필기시험
- 2022. 7. 19.: 필기시험 합격
- 2022. 7. 22.: 면접시험
- 2022. 8. 5.: 2023년도 일본정부초청 문부과학성 국비유학생 1차 합격
- 2023. 2. 7.: 최종 채용
- 2023. 3. 27.: 교토대 법학연구과 담당자 통지, 지도교수 안내
- 2023. 4. 17.: 지도교수 Zoom 미팅, 연구계획 협의
- 2023. 5. 15.: 외국인연구생 출원
- 2023. 6. 9.: 입학승낙 통지

. 향후 대략의 일정

1. 교토대에서의 일정

- 7월 초~7월 말: 기숙사 온라인 신청
- 8월 말: 기숙사 신청 결과 통지
- 9월 말: 신입유학생 가이던스(온라인) 출석
- 9월 마지막 주: 일본 도항
- 9월 27일(수)~: 국제교류회관 입주 시작
- 10월 2일(월)~: 2학기 수업 시작
- 10월~장학금 지급기간 마지막 달: 장학금 수령을 위해 매월 1회/2회차 서명 접수 기간 내에 사무실에서 서명
- 10월 2일~10월 13일(필수): 유학생지원과사무실에서 장학금 OT 출석(전원 참가 필수)
- ~10월 13일 또는 31일: 장학금 지급을 위한 필요 절차 완료(주민등록, 장학금 OT 출석, 유쵸은행 계좌 개설, 은행정보 유학생지원과 제출)
- 공항세 청구서 수령, 지불: 여행대리점에서 공항세 청구서를 대학에 통지, 학생은 소속 연구과 통해서 수령.  청구서에 기재된 지불방법/기일에 따라 지불
- 10월 30일(월) 또는 11월 16일(수): 10월분 장학금 수령
- 12월: 박사과정 진학시 장학금지급기간 연장 신청 

2. 회사 일정

- 잔여 연차 16.5일 소진시 이론상 9/6(수)부터 9/27(수)까지 휴가 가능[9/28(목)부터 추석].  기숙사 입주일이 9/27~인 점을 고려하면 너무 일찍 가도 큰 의미는 없을 듯
- 연차를 10월에 사용할 경우 10/2(월)~10/25(수) 소진 가능
- 10월~1월 근무 형태에 대한 회사 협의 필요(Full 재택 / Half 재택 / 휴직)

Ⅲ. 도일 전 주의사항

1. 비자 신청

- 도일 3개월 전(10월 도일 기준 6월 말~7월)
- 국비장학생의 경우 필요서류가 비교적 간이함
(1) 여권
(2) 신청서
(3) 개별수입통지서(個別受入通知書)

참고 사이트: ビザ|外務省 (mofa.go.jp)

 

ビザ

 ビザ(査証)に関する問い合わせについては、外務省ビザ・インフォメーション又は各公館ホームページで案内している「訪日外国人査証ホットラインサービス」へ照会下さい。日本国籍

www.mofa.go.jp

2. 항공권 입수

- 국비장학생은 입국 항공편 지원
- 여행대리점이 대사관/학교에 연락하여 국제선 비행기를 수배하고, E-티켓이 지급됨

3. 기숙사 신청

가. 일정

- ~7월 초중순: 국제교육교류과(국제교류 서비스 오피스)에서 안내 메일 송부
- ~7/24(월): 사전 등록
- ~7/31(월): 국제교류회관 10월 입주 신청 마감일
- 8/22~: 선발 결과
- 9/27~: 입주 가능
- 최대 거주기간: ~2024. 9. 17.(ㅠㅠ)
- 참고로, 정규생(학부/석사/박사)의 경우 통학정기권을 구매할 수 있으나, 비정규생(연구생 등)은 구매 불가

나. 기숙사 종류

- 옵션 1: 修学院本館(京都市左京区山端壱町田町1)
[가격] 2인실 34,000엔(35m2), 1인실 20,900엔(18m2)
[장점] 슈가쿠인역 도보 1분, 교토대까지 지하철 3~4정거장(20분), 걸어도 3~40분 정도의 좋은 위치
[단점] 1982년 건축(관리는 잘 되어 있음), 공항 접근성 좋지 않음

- 옵션 2: 吉田国際交流会館(京都市左京区吉田二本松町64番地)
[가격] 1인실 38,300엔(15m2)
[장점] 교토대까지 도보 5분
[단점] 2인실 없음, 공용 세탁기/가스렌지

- 옵션 3: 百万遍国際交流会館(京都市左京区吉田泉殿町1番地)
[가격] 1인실 33,500엔(10m2)
[장점] 교토대까지 도보 5분
[단점] 2인실 없음, 공용 욕조/화장실/전자렌지/세탁기(치명적)

- 옵션 4: 岡崎国際交流会館(京都市左京区岡崎成勝寺町2番地1)
[가격] 1인실 38,300엔(15m2)
[장점] 교토대까지 버스 10분, 도보 25분, 위치 좋음(교세라미술관 옆, 교토역 가까움)
[단점] 2인실 없음, 공용 세탁기

- 옵션 5: さつき寮(京都市上京区小川通下立売上ル勘兵衛町120-2)
[가격] 1인실 33,500엔
[장점] 번화가 위치
[단점] 학교 거리 애매(버스 30분, 도보 45분), 외부 제휴 기숙사

- 옵션 6: みずき寮(京都市左京区吉田近衛町26-88)
[가격] 1인실 33,500엔
[장점] 교토대까지 도보 10분, 요시다료 바로 옆
[단점] 외부 제휴 기숙사

4. 기타 주의사항

- 1개월 반 동안의 생활비는 미리 준비
- 대학 생협을 통한 신용카드 신청 가능하나, 발급에 시간이 걸림
- 기숙사/아파트 입주 후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하게 되나, 공백 기간 동안은 해외여행보험 가입하는 것도 추천

5. 향후 정보 공개 일정

- 출발 전 준비 & 향후 대략의 일정: 공개됨
- How to Reach Part 1(공항에서 교토까지): 9월 초 공개
- How to Reach Part 2(기숙사, 교토대 유학생 지원과사무실): 9월 초 공개
- 일본 유학 후 장학금에 관한 절차: 9월 중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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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진 - 파친코

from 도서 2023. 6. 1. 20:56

이것도 작년에 선물받은 책인데 독서가 너무 늦었다.  1편의 흡입력은 압도적이었고, 2편의 마무리는 아쉬웠다.  유기적인 구성은 돋보였으나, Thesis statement를 제외한 나머지 개별 문구 중 마음에 확 들어오는 문구는 많지 않았다(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다 -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고, 작가가 의도한 단어 내지 문구의 울림이 희석되었을 것 같다는 느낌).

-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역사는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 Test everything. Hold on to the good.(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라).

- 아버지와 어머니와 선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삼각형으로 묶여 있는 것 같았다.  선자가 고향에서의 삶을 회상할 때 그리운 것은 그 친밀한 관계였다.

- 창호는 남편을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사랑했고, 어쩌면 그것이 경희를 사랑한 이유일 터였다.  경희는 자신의 본질을 훼손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 한수는 '공부하라'는 말 대신 '배우라'고 했고, 노아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배움은 일이 아니라 놀이였다.

- 미처 모르던 진실을 갑자기 깨닫는 것(anagnorisis)과 사건이 급전되는 것(peripeteia)

- 조선인이 선량하든 불량하든 상관없이 노아를 조선인으로만 보는 것은 결국 불량한 조선인으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믿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아키코는 노아를 한 인간으로만 볼 수 없었고, 노아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바로 그저 한 인간으로 여겨지고 싶다는 것임을 깨달았다.

- 나는 민족의 정의를 이렇게 제안한다.  민족은 상상의 정치 공동체이다.  본성적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주권을 지녔다고 상상된다.
민족은 '상상된다'.  제일 작은 민족의 구성원일지라도, 동포 대부분을 결코 알거나 만나거나 심지어 소식을 듣지도 못하지만, 각자의 마음 속에 동질감이라는 관념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민족은 '제한되어' 있다고 상상된다.  인구가 10억 명에 달하는 제일 큰 민족이라도 유동적일지언정 한정된 경계가 있고 그 너머에는 다른 큰 민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민족은 '주권을 지녔다'고 상상된다.  이 개념이 계몽사상과 혁명이 신성하게 부여된 계급적 왕국을 무너뜨린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민족은 '공동체'로 상상된다.  각자에게 만연할 지 모르는 실제의 불평등과 착취에도 민족은 항상 깊은 수평적 동포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 동포애가 지난 두 세기동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그런 제한된 상상의 산물들을 위해 남을 죽이기보다 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던지게 했다(베네딕트 앤더슨).

- 인간은 끔찍해.  맥주나 마셔.

- 홋카이도의 설산이 그리웠다.  눈 덮인 추운 숲속에서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검은 나무들 아래를 걷고 싶었다.  삶에는 모욕당하고 상처받을 일들이 너무 많았고, 에쓰꼬는 자기 몫을 감당하기에도 벅찼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치욕이 쌓여 있는 처지이면서도 솔로몬의 치욕을 가져다가 자신이 떠안고 싶었다.

-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선자가 이 세상의 악에 대해 물었을 때 이삭이 이 구절을 가르쳐 주었다.  

 

아래는 보그지 인터뷰 중 발췌.

"“수백 명을 인터뷰하면서 ‘저런 사람이구나’로 시작했다가 ‘내 생각이 틀렸구나’ 깨닫게 될 때가 많아요. 사람들은 정말 복잡해요. 아름답고 돈 많고 똑똑하고 인기 많고 성공한 사람도 알고 보면 평생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인식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지레짐작을 안 하게 되죠.” 그녀는 강연 중에 이렇게 말한다. “Reality corrects my preconceptions, and my eyes and my ears experience what my characters may ultimately feel(현실은 내 선입견을 고쳐주고 내 눈과 귀는 내 주인공들이 느낄 감정을 직접 경험한다).” 수많은 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많은 인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과 이를 지키기 위한 용기에 대한 질문에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혐오에 맞서야 할 때가 있어요. 국가나 역사의 시스템에 의한 것이든, 일반 시민에게서 오든 분명히 혐오는 존재하고 매일 맞닥뜨려야 하는 것이죠. 진정한 용기는 그 혐오에 대해 또 다른 혐오나 폭력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 복수심에 불타오르지 않게 감정을 관리하는 것, 시니컬해지지 않는 것이죠.”

 “Our crowns have been bought and paid for-all we have to do is wear them(우리는 비용을 이미 다 지불한 왕관을 소유하고 있다. 이제 쓰기만 하면 된다).” 그녀가 작품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삶에서 얻고 싶은 모든 건 이미 우리 내면에 있으니 단지 용기를 내서 그걸 발견하고 당당하게 살아내면 된다. 

https://www.vogue.co.kr/2021/07/26/%ED%95%9C%EA%B5%AD%EA%B3%84-%EC%86%8C%EC%84%A4%EA%B0%80-4%EC%9D%B8/

 

평생 한국에 대해 쓸 것, ‘파친코’ 작가 이민진 인터뷰

해외에서 한국계 작가의 소설이 읽힌다는 것은 단순히 국경을 뛰어넘은 뛰어난 소설의 탄생을 의미하진 않는다. 아시안 아메리칸, 이민 가족, 아시안 청소년, 소외된 아웃사이더 등 엄연히 존재

www.vogue.co.kr

 

이코노미조선 인터뷰 발췌.

매일 성경을 한 챕터 읽고 글을 쓰는 이유는.
“변호사를 그만두고 나서 미국 작가 윌라 캐더가 매일 성경 한 챕터를 읽는다는 걸 떠올리고 그걸 작업 습관으로 시작했다. 나는 서양의 클래식한 문학에 심취해 있고, 성경을 잘 아는 것이 서양의 문학과 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편당, 11년 혹은 26년의 창작 기간이라니…지치지 않나.
“Writer’s Block(글길 막힘, 집필 장애 상태)으로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희한하게도 글쓰기 자체는 간단하다. 어려운 것은 실제로 옳은 내용이어야 한다는 거다. 나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현실 기반 소설을 쓰기 때문에 내가 말하는 것에 대한 정확성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 두 권의 책을 쓸 때는 내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훨씬 어려웠다. 하지만 ‘코리안 3부작’ 마지막 작품인 ‘아메리칸 학원’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교육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것에 내 시간을 들일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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